<테크닉스키>"제법 탄다" 기분낼때가 위험한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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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스키장에선 오후1~3시를 주의하라.』 스키 활강 도중 다른스포츠보다 부상을 입을 확률은 1천분의7로 높을 뿐더러 사고의상당수가 리프트 오후권 시간대에 밀집된다.
초보 스키어의 경우 대개 오전9시부터 스키를 배우기 시작해 오전에 초보 코스를 두 세차례 오르내리다 오후엔 큰 맘 먹고 중급 코스에 도전하는 게 순서다.
중급 코스 역시 아침 연습으로 새 기술을 습득,오후쯤 상급자리프트를 타곤 하는데 바로 이같은 「도전」과정에 위험성이 내재한다. 완벽한 기술이 습득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릴을 즐기려는 탓도 있지만 이같은 경우 오전 내내 체력을 소모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체력 소모가 크면 이전까지 가볍던 스키가 부쩍 무겁게 느껴지고 에지 조작이 맘먹은대로 안돼 자세가 흐트러진다.
체중이동에 따른 무게 전달이 불균형해져 오전보다 더욱 많이 넘어지게 되는데 전신에 힘이 없는 상태에서 넘어지므로 스키가 꼬이거나 앞으로 넘어지기 일쑤.이 때 부츠가 바인딩에서 벗겨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인대파열 또는 골 절등의 부상으로 연결된다.
슬로프 컨디션 역시 오후엔 더 나빠져 부상률을 높인다.
많은 스키어가 이용한 후의 오후엔 모글(눈언덕)과 아이스반(얼음판)이 생겨 오전보다 눈에 처박히거나 미끄러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오후일수록 자신의 기량에 알맞는 슬로프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야간스키땐 낮동안 지형을 익힌 슬로프에서 타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일부 남성 스키어의 경우 난이도 높은 슬로프에 도전한답시고 정상에 올라 정종 또는 맥주 한 잔으로 활강 전에 용기를 북돋우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사고를 자초하는 격이다.
만약 슬로프에 이미 오른 상태에서 활강을 하자니 겁나고, 부츠를 벗고 걸어 내려가자니 창피한 경우엔 술의 힘을 빌리기보다그 자리에서 잠시 쉬며 체력을 보충하는 것이 부상 방지는 물론기량습득의 지름길이다.
〈용평리조트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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