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체험.드라마식 진행 새기업 다큐멘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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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다큐멘터리가 재미있어지고 있다.정치.역사등 무거운 주제와 강의식 진행으로 외면받아온 다큐물이 최근 생활과 밀착된 소재에다연예인을 기용,드라마식 진행을 시도하는가 하면 실험.대리체험.
이벤트개최등 기발한 접근으로 「다큐물은 재미없다 」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지난 24일 막을 내린 SBS『육체와의 전쟁』은 그 대표적인예.기존 다큐물이 거들떠도 안본 비만문제를 주제로 잡아 관심을모은 이 다큐는 이용식.이경실등 다큐와는 인연이 없던 연예인을출연시켜 이들의 감량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안겨줬다.
이처럼 참신한 접근기법은 프로진행을 일반인에게 맡겨 시청자의감정이입을 극대화하는 「대리체험」다큐물에서도 발견된다.
SBS가 2월7일부터 방송할 7부작『체험!세계의 오지』(화요일밤10시55분)가 그것.시신을 새에 먹이는 티베트 원주민,성기만 가린채 원시생활을 하는 다니족등 오지의 소수민족을 소개하는 이 프로는 여대생들이 직접 원주민마을에서 10 여일씩 지낸뒤 그 체험을 전하는 것이 특징.여대생들이 음식이 안맞아 고생하는 장면,헤어질때 섭섭한 눈물을 흘리는 모습등이 그대로 소개돼 시청자는 마치 자신이 직접 오지에 들어간 느낌을 받게된다.
SBS측은 『전문방송인의 객관적 설명보다는 일반인의 정적(情的)인 접근을 통해 원주민의 삶을 대리체험하는 것이 전달효과가크다고 보고 이같이 기획했다』고 말한다.
대리체험을 확대하기 위해 시청자 참여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도눈에 띄는 추세.고려시대 무역항로를 추적한 MBC『7백년전의 약속』(12월 방송예정)은 침몰된 신안무역선을 복원해 시청자들을 태우고 당시 항로를 직접 탐사하는 이벤트를 개최,방송할 계획이다.MBC이긍희 교양제작국장은 『단순촬영.내레이션만으론 시청자가 실감을 못하는 시대인만큼 다큐물속에 이벤트.퀴즈등을 결합해 흥미를 극대화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한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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