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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 세계화-국내 해운업 현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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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근 경제.사회 각 분야에는 「세계화」바람이 드세게 불고 있다.선박보유량 세계 9위,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5위의 해운항만업계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그동안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질적수준이 문제다.부산항의 질적경쟁력은 1 8위,외항선규모는 세계 총톤수의 1.9%에 불과하다.우리 경제의 명실상부한 세계화를 위해선 아직도 「낙후된」 해운항만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세계 교역량의 75%를 분담하는 거대한 해상운송시장을 향한 세계 여러나라의 공략은 치열하다.밖에서는 이미 15,16세기 유럽국가들의「해상쟁탈전」이 다시 시작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업계」의 발목을 우리정부 스스로 잡고 있다.
「국적취득조건부 나용선(裸傭船)」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다른나라의 예가 없는 관세를 부과하고,선박을 더 확보하겠다고 해외차입을 요청하면「물가」때문에 안되고(금년 36억달러 신청에 10억달러 승인),외국에서 배를 빌려 외국 물건을 실 어 나르려 해도 항만청에 신고해 심지어는 허가까지 받아야 하고,중고 선박의 도입도 제한되는 등 전근대적인 제도 투성이다.
5만t급 풀컨테이너선 한척(船價 6백37억원)을 새로 건조해도입하는데 우리나라는 관세(2.5%).등록세(0.02%).취득세.재산세.교육세 등 모두 23억원의 세금을 부과하지만 일본은4억원,리베리아는 1천만원이다.
우리 외항선들의 93년 운임수입은 약 50억달러.이중 절반 정도를 다른나라 화물을 운송해 벌어들였다.경상국제수지와 비슷한수준이고 수입규모도 매년 20%씩은 늘고 있어 고무적이다.그러나 서비스의 영역이 너무 국지적인게 흠이다.한- 일,한-동남아노선의 비중이 너무 높다.세계 20대 선사(船社)중 한진해운은선박보유량은 중간쯤 되지만 서비스영역은 하위다.
북미.유럽에 정기항로가 생긴게 70년대말.그 후 우리나라는 세계 제9위의 상선(商船)보유국이 됐지만 아직도 세계 규모와는격차가 크다.우리나라 선박보유톤수는 세계외항선 총톤수의 1.9% 밖에 안된다.
해운업은 키울 여지가 많다.그러나 과거처럼「보호육성」은 방안이 아니다.경쟁력 강화에 장애가 되는 제도를 고치고 업계는 경영을 혁신해「해운」을 한 단계 높이는게 가장 절실한 과제라는 인식이 정부.업계 모두에 확산돼야 한다.이게 바로 「해운 세계화」의 요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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