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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주식형펀드, 뚝심의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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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회사원 김창훈(37)씨는 무자년 새해를 산뜻한 마음으로 맞았다. 증시 호황 덕분에 그가 가입한 주식형 펀드가 ‘대박’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려서다.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평균 40% 수익률을 올려 은행 정기예금 이자의 8.5배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초엔 그도 마음고생을 톡톡히 했다. 2006년 초 직장 동료를 따라 무턱대고 주식형 펀드에 목돈을 몰아넣었다가 주가가 빠지는 바람에 원금까지 까먹었다. 그는 “당시 몇 번이고 환매를 해 버릴까 고민했지만 꾹 참은 게 천만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펀드시장은 변화무쌍했다. 2006년 죽을 쑨 주식형 펀드가 지난해엔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반면 2006년 선전한 부동산(리츠)이나 채권형 펀드는 은행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까지 까먹은 게 수두룩했다. 다만 해외 펀드는 2006년 잘나간 중국·인도 펀드가 꾸준한 성적을 낸 반면 기대를 모은 일본 펀드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본지 선정 베스트 펀드에는 주식 투자 부문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사의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1’이 선정됐다. 채권투자 부문은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장기주택마련혼합K-1’이, 히트 펀드에는 ‘슈로더브릭스주식형’, 루키 펀드는 ‘피델리티인디아종류형주식-자(A)’가 선정됐다.

◆‘대형화’와 ‘쏠림’=지난해 펀드 설정액이 300조원을 넘어 정기예금 잔액을 추월했다. 2000만 계좌가 넘어 ‘1가구 1펀드’ 시대도 열었다. 덩치도 커졌다. 국내 주식형 중 자산 1000억원이 넘는 펀드는 2006년 84개에서 지난해 124개가 됐다. 해외 주식형도 자산 1조원이 넘는 펀드가 2개에서 13개로 늘었다. 4조원이 넘는 펀드만 3개여서 국제시장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덩치가 됐다.

펀드시장의 쏠림 현상도 커졌다. 2006년 해외 펀드가 뜨자 이곳에만 56조원이 더 들어가 설정액이 4.3배로 불었다. 그중에서도 중국 펀드 비중이 40%에 달했다. 올해도 해외 펀드 인기가 식지 않아 해외 주식형이 국내 주식형 자산을 앞지를 전망이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채권형 중 자산 5000억원이 넘는 펀드는 2개에 불과했다.

◆’뚝심 투자’가 정석=2006년 하반기~2007년 상반기는 중소형주 펀드가 강세였다. 해외에선 중국 펀드가 앞섰다. 하반기엔 대형주가 선전한 반면 중소형주는 주춤했고 해외에선 신흥시장과 인도 펀드가 중국 펀드를 앞질렀다. 흐름을 잘 탔다면 좋았겠지만 과거 성적을 좇아 옮겨 다녔다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었다.

펀드운용사도 마찬가지였다. 2006년 수익률 7위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엔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특히 해외 펀드 톱10 중 미래에셋 펀드가 9개나 됐다.

반면 2006년 수익률 2, 3위를 기록한 한화자산운용과 유리자산운용이 지난해엔 20위와 꼴찌로 추락했다. 제로인 최상길 상무는 “펀드 수익률은 해마다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섣불리 펀드를 갈아타기보다 분산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증권팀=정경민·최현철·김선하·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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