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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미래에 대한 속 깊은 고려 없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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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13면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10일 "한반도는 수십 년 동안의 개발 위주 정책으로 환경파괴가 위험 수위에 올랐다"며 "이런 상태에서 진행되는 대운하 건설은 대한민국의 생태계를 결딴 내고 환경 대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 인터뷰-민노당 심상정 의원

대선 때는 지역표를 얻기 위해 이명박 당선인이 운하 공약을 내놨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선거가 끝난 지금도 이를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첫째가 총선용 카드로서 의미를 살리는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는 영남·호남·충청을 모두 잇는 것 아닌가. 이미 대선에서 밀착된 이해관계를 만들어낸 공약이다. 이제 총선으로의 연결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는 공약으로서 공언을 했기 때문에 이제 와서 말을 바꿀 수가 없는 거다. 이 당선인의 불도저식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셋째는 이 당선인이 말한 경제성장률 7%를 이루기 위해 가장 시도하기 쉬운 것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바로 대운하다. 이러한 세 가지 이유 모두 국가의 미래나 국민의 안위·환경·생태계에 대한 속 깊은 고려가 없는 것이다.”

이 당선인은 반대가 많던 청계천을 성공시켰는데.

“청계천은 한강의 지류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한반도의 주요 혈맥을 모두 다루는 대운하 사업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더군다나 청계천은 외양은 좋으나 자연형 하천복원사업은 아니다. 전기를 통해 물을 거꾸로 보내 전기가 끊기면 하천의 흐름도 끊긴다. 환경생태학적 관점에서 청계천은 ‘성공 아닌 성공’의 사례다.”

만약 운하 공사를 한다면 어느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 생각하나.

“독일처럼 지형구조가 단순하고 대운하의 경제적 의존도가 비교적 높고 경험 있는 나라에서도 30여 년이 걸렸다. 우리처럼 새로 물길을 만들어내는 국토의 대대적인 조정작업을 몇 년 내에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환경영향평가와 공학적 검토, 국민동의과정까지 제대로 거치려면 이명박 정권하에 착수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운하 사업이 착수된다면 어떻게 대응할 건가.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현대건설 회장 때 몸에 익힌 추진력에만 의지해 이를 강행한다면 과거 독일에서 있었던 반핵운동에 버금가는 전국적 생태운동이 일어날 것이다. 이명박 정권 이후 환경 대 반환경, 생태 대 반생태의 격렬한 대립이 일어날 것이다.”

국민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나왔듯이 국민이 이명박 정부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경제를 살려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인수위의 활동을 보면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폭탄정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첫째가 본고사 부활에 따른 사교육비 폭탄, 둘째가 과도한 성장주도정책으로 인한 물가·부동산가격 폭탄, 마지막으로 한반도 대운하로 인한 환경파괴 폭탄이다. 아직 폭탄의 도화선에 불이 붙진 않았는데, 이 당선인이 이제 막 불을 붙이려고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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