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집을 찾는 여섯 명의 건축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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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04면

이종호씨가 설계한 강원도 양구의 ‘박수근 미술관’.

김영준·민현식·승효상·이종호·정기용·조성룡씨는 몇 가지 점에서 닮은꼴 건축가다. 이 여섯 명은 모두 서울 동촌(東村), 흔히 대학로라고도 하고 동숭동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20년 이상 건축적 동지로 함께 작업하며 영향을 주고받았고, 건축 교육과 실무의 개혁에 앞장서기도 했다.

배형민 교수(서울시립대 건축학과)는 “모더니즘을 기본 토대로 삼고 있는 이들은 1960년대 말부터 적어도 20년간 한국을 지배해 왔던 한국적 정체성의 문제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왔다.

이렇게 편협하게 규정된 한국성을 거부하면서도 그들은 건축 작업을 하는 현장이 바로 역사며 철학이며 시(詩)며 정신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고 썼다.

이 여섯 명이 서구 건축의 본바닥이라 할 이탈리아 피렌체의 건축전문 갤러리인 ‘SESV’의 초청으로 전시회를 연다. 1월 24일부터 2월 15일까지 열리는 ‘S(e)OUL SCAPE’전이다. 나름의 독특한 건축세계를 지녔으면서도 일본이나 중국 건축가에 비해 세계와 교류할 기회가 미약했던 한국 건축이 유럽으로 나간다.

피렌체 전시 뒤 스페인·독일·스위스 순회전이 예정돼 있어 더 반갑다. 여기 여섯 명의 건축세계를 열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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