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경 2만 명 선 유지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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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어청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0일 “전·의경 제도를 존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어 내정자는 이날 경찰청장 임명제청 동의 여부를 두고 열린 경찰위원회(위원장 채영수) 임시회의에 출석, “전·의경을 완전히 폐지하는 대신 1만5000명에서 2만 명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어 내정자의 발언은 전·의경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노무현 정부의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경찰청은 2012년까지 전·의경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기 위해 올해 단계적 감축에 들어갈 것이라고 지난해 발표했다. 현재 전국의 전·의경은 모두 3만7000여 명이다. 전·의경 폐지 방침은 군 장병 병력 감축안이 담긴 ‘국방계획 2020’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어 내정자가 경찰청장에 취임해 전·의경 존속 방안을 추진할 경우 정부 내에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전·의경 폐지는 국방부·병무청 등과의 협의를 마친 상태”라며 “내정자가 경찰청장에 임명되더라도 관련 부처와의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경찰위원회는 이날 어 내정자에 대한 임명제청안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은 곧 대통령에게 어 내정자를 지명자로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어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다음달 9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택순 현 경찰청장의 후임으로 취임하게 된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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