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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신비>2.세로토닌 증후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일본 간사이(關西)지방의 대지진 발생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그것은 일본에서도 가장 안전지대라고 여겼던 곳에서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무엇보다 지진발생을 미리 안다는 것은 인명의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이 만든 진지계에 계측되는 것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난 다음이기에,세계 여러 곳에서 빚어지는 이 비극을막을 길이 아직 없다.그러나 역사적으로 동물행동을 관찰함으로써지진 예보를 해 큰 재난을 줄였다는 사실은 많 이 보고되어 있다. 세계적으로 지진이 많기로 유명한 중국에서는 이미 명나라 때부터 지진이 일어나기 전 동물들의 이상한 행동들이 관찰되었다는 기록들이 무수히 많다.일본(東京)에서도 23년 관동대지진이후부터 수족관에 메기를 길러 관찰함으로써 지진을 예보 해 왔는데,지금까지 80%의 적중률을 보였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동물들이 지진감지본능을 갖고 있다고 믿었다.말하자면 동물학자들은 동물들에서 지진감각기관을 찾으려고 애써왔다.지진이 일어날 때 지각이 움직이는 미세한 소리나 진동을 동물들은감지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그 렇지만 동물들의 감각능력은 서로 다르다.개들은 뛰어난 후각을 갖고 있으며,닭은 그렇지 못하다.쥐는 초음파를 듣지만 새들은 초음파를 듣지못한다.뱀은 진동에 민감하지만 돼지는 그렇게 민감한 동물은 못된다.그러나 이들 모두가 지진에 대 해서는 한결같은 반응을 보인다. 그렇다면 동물들은 지진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까.지진과 동물의 이상한 행동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지진이 일어나기 전 지구표면에는 엄청난 압력이 작용한다.이 압력은 석영질을 함유한 암반에 전기를 발생시킨다.이렇게 발 생된 전기는 갈라진 암반의 틈새로 흘러들어가 지하수를 분해한다.바로이때 전기를 띤 기체가 발생한다.이 기체는 지구표면을 통과할 때 다시 액체 미립자인 에어로졸로 변해 구름을 형성하는데 이 양전기를 띤 에어로졸은 동물의 신경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강화시킨다.이로 인해 동물들은 생리적및 심리적으로 심하게 장애를 겪게 되고,적어도 지진이 발생하기 6시간전에는 불안을 느끼게 되어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된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동물들이 겪는 이러한 장애를「세로토닌 증후군」이라 부른다.그러나 이 증후군은 지진이 일어날 때마다 항상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동물들은 지진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어떤 경우에는 전혀 반응을 보 이지 않을 때도 있다.이것은 특정 지역의 지질학적 내지는 기후적 조건에 따라 에어로졸 생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그러나 아직 지진예보를기계에만 의존할 수 없는 처지이고 보면 우리나라도 동물행동을 활용해 올지도 모를 재난에 대비할 필 요가 있다.지진관측소를 세워 국민들에게 동물들의 이상한 행동을 발견하면 신고할 수 있는 조직망을 갖추는 방법도 지진대비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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