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먹읍시다>중국요리 메뉴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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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먹는 일은 누구에게나 즐겁다.그러나 재료에 따른 알맞은 요리법,요리에 어울리는 그릇,알맞은 서빙,식사예법등을 제대로 안다면 그 즐거움은 훨씬 커진다.이런 요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요리연구가 전희정(田熙貞.숙명여대 식품영양학교수)씨 의 기고로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註] 중국요리를 즐기기 위해 메뉴판을 보며 무엇을 선택할지 궁리하고 있을때「어환자탕(魚丸子湯)」이나 「십금초반(什錦炒飯)」등이 눈에 들어왔다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탕(湯)이나 반(飯) 자를 보고 국이나 쌀로 만든 밥 종류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고기나 생선 요리 등에서 몇가지 글자의 뜻을 알면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어 메뉴선택에 도움이 된다.
예를들어 초(炒)가 기름에 볶거나 튀긴 것임을 알면「건초육편(乾炒肉片)」이란 요리가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肉片」은 고기를 먹기 좋도록 저몄다는 뜻이므로 건초육편이므로 고기를 저며 튀긴 것임을 알 수 있다.
초해권(炒蟹捲)이란 요리는「蟹」가 게살,「捲」은 어떤 재료든둘둘 말았다는 뜻이므로 게살을 말아 기름에 튀긴 음식이다.
따라서 「하인권(蝦仁捲)」,「초하인권(炒蝦仁捲)」,「권통하인(捲筒蝦仁)」등은 모두 새우살을 곱게 다져 녹말로 만든 껍질에「말아서」 튀기거나 익힌 요리를 말한다.
「초채」(炒菜)는 야채를 기름에 볶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초두아채(炒豆芽菜)라면 숙주를 기름에 볶은 것이고,「초육편(炒肉片)」이나 「초유어(炒魚)」라 하면 제육(돼지고기)을 저며 볶은 것과 오징어를 기름에 볶은 것임을 알 수 있 다.
경초어편(京炒魚片)이라 하면 생선흰살을 편으로 도톰하게 저며볶은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초금침채(炒金針菜)는 나리꽃과 같이 생긴 꽃이 피는 식물을 꽃봉오리가 맺기 전에 따서 말린 금친채를 물에 불려 기름에 볶은 것이다.
「고려(高麗)」라는 글자가 들어있는 요리는 희게 만든 요리다.한국사람이 흰옷을 즐겨 입었기 때문에 흰색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려하인(高麗蝦仁)이란 새우를 흰색으로 요리한 것으로 달걀흰자를 거품내 녹말이나 밀가루를 씌워 기름에 튀긴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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