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이색신문 "은하계의 태양"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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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래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지금부터 1백년 후인 2095년 1월을 창간호 날짜로 명시한 월간신문 은하계의 태양(The Galactic Sun)이 이달말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다.미국 유력지의 하나인 뉴욕타 임스의 슬로건이 「인쇄할 수 있는 모든 뉴스」(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라면 이 신문의 모토는「예측할 수 있는 모든 뉴스」(All the News That's fit to Predict)라고 할 수 있다.신문의 본질이 매일 발생하는 사회의 흐름을 보도,진단하는 일이라고 볼 때 상식을 벗어나고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세계를 냉정한 눈으로 예측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시간.공간의 고정관념을 거부한 채 새로운 신문을 발간한 사람은 미국 아이오와州에 사는 데이비드 딜만(David Dillman).취지는 한마디로 「미래로부터의 뉴스를 제공」하는 것으로요약된다.미국과 옛소련의 평화적인 관계를 연구해 오던 그는 지난 90년 동구 사회주의권의 잇따른 붕괴에 자극을 받고 새로운작업의 하나로 신문을 구상하게 된다.이때 그는『타임머신』의 영국작가 웰스(H.G.Wells)가 32년에 쓴 소설 『브라운로신문의 이상한 이야기』에서 힌트 를 얻는다.이 소설은 31년에71년판 신문을 우연히 집게된 브라운로라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 일종의 공상과학물.황당무계하지 않고 과학적 사실에 근거를 둔 작품내용을 보고 딜만은 비슷한 성격의 신문을 내기로 결정한다.바로 미래를 위 한 신문을 펴내기로 한 것.이후 그는 미국컴퓨터통신망의 하나인 「아메리칸 온라인」을 통해 이 작업에 관심이 있는 9백87명의 사람과 접촉하고 그 중에서 예술가.작가등 미국 13개州에서 15명의 전문가를 선정,제작에 착수했다.
이들은 첨단신문답게 일정한 장소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는 것이 아니라 심야시간등을 이용,컴퓨터 통신으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신문을 편집한다.
아직 구체적인 기사내용 밝히기를 꺼려하고 있지만 이들은 미래의 대환란이나 빛보다 빠른 우주여행등 상상적 내용은 다루지 않고 대신 현재의 과학수준으로 어느정도 실현 가능성이 엿보이는 분야를 취급할 예정이다.
현재 일정수 이상의 독자(1년 구독료 23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이 신문이 어느정도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미래사회의 구체적인 모습을 과학적으로 검증한다는 기획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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