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黨으로 民自 탈바꿈-JP이후의 政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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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金鍾泌)민자당대표의 대표직 사퇴는 정국 구도변화의 결정판이다.
이는 직접적으로 지난 90년 3당합당이후 유지해온 집권당의 엉성한「한지붕 세가족」동거체제가 끝났음을 의미한다.다시 말해 그의 퇴진은 집권 민주계가 밀어붙인 민자당의 「김영삼(金泳三)黨」으로의 변신이 주효했음을 말하는 것이다.
여소야대를 극복하기 위한 90년 3당합당의 집권당 구도는 이제 명실상부한 1인 관리체제로 변모된 것이다.이는 金대통령의 집권 중반기 권력관리가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할 것임을 예고 하는 것이다.
「JP이후」의 민자당 모습은 대표직 후임자가 누구든간에 金대통령의 친정(親政)체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당내에서는 관측하고 있다.金대표의 퇴진은 차세대경쟁을 촉발할 수 있는 정치적 소재가 되지만 이런 현상의 등장을 金대통령이 용 인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金대표 바로 밑에 있던 김윤환(金潤煥)정무1장관.이한동(李漢東)총무.최형우(崔炯佑)의원의 차세대 경쟁체제는 역설적으로 더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그런 맥락에서 이들 중진 3인은 대표직과 거리가 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 고 있다.
익명을 부탁한 집권 민주계의 한 당직자는 『金대표의 퇴진은 후계구도의 일대 변화를 예고한다.그렇기 때문에 후계대열에 근접한 사람들은 더욱 조심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이번 민자당 내분이 후계의 기본구도를 둘러싼 내분이라는측면이 강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집권 민주계가 이번 전당대회때 金대표를 어떤식으로든 밀어내려했던 것은 6월지방선거 이후에는 金대표를 퇴진시키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 다.
지방선거를 JP체제로 치를 경우 후계구도의 틀에 JP가 들어앉아 있게 되고 그러면 밀어내기가 간단치 않다고 보았으며 金대통령도 이런 판단을 받아들인 것이다.
민자당내 이같은 후계구도의 변화는 야당에도 영향을 줄수밖에 없다.이기택(李基澤)민주당대표는 일단 세(勢)불리를 의식해 눌러앉았지만 민자당의 차세대경쟁은 어떤 형태로든 민주당의 내분을재촉할 것으로 보인다.여권의 고위관계자는 『JP 의 후퇴는 30년간 우리 정치권을 장악해온 「3金정치」종식의 시작이다.이번민주당사태때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의 영향력이 확인됐지만 앞으로 「YS 이후」문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 민주당내에도 집권당의 변화를 활용하려는 움직 임이 있을것』이라고 전망했다. 「JP 이후」의 민자당은 전당대회까지 일단 대행체제로 갈생각이다.대표직 대행은 서열3위인 중앙상무위의장(鄭在哲의원)이다. 金대표가 떠남으로써 金대통령은 당초부터 생각했던 전당대회의 시기를 선택해 후임자를 임명할것으로 전망된다.후임 대표는 총리를 지냈던 원로를 영입하는 안과 중진급 임명이 엇갈리고 있으나 전자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집권 민주계는 金대표 노선에 따를 동조의원을 줄이는 제2의 압박작전을 취할 기세다.그러나 대체로 느긋한 모습이다.JP 행보의 다음 수순인 탈당이 별다른 파장을 던지지 않을 것으로 믿는 분위기다.민주계의 또 다른 당직자는 『金대표는 쉽게 말해 세(勢)싸움에서 졌다.따라 나갈 의원들도 얼마 되지 않을것』이라고 주장했다.
〈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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