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TOEIC 붐

중앙일보

입력

세계화.개방화 추세에 따라 기업마다 토익(TOEIC)시험 붐이 일고 있다.점수가 좋은 직원들에게 급여인상과 승진혜택을 비롯한 우대조치가 잇따르는등 직장마다 수험(受驗)열기가 가득해지고 있는 것이다.이 때문에 대리시험등 일부 부정행 위도 적발돼불이익을 당하는 사례도 있다.
17일 토익시험 국내 주관처인 (재)국제교류진흥회(이사장 呂石基)산하 토익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국내 토익 응시자는 20만3천5백명으로 93년에 비해 81.5%가 증가했다.이들중 99%이상이 영어학습붐을 탄 기업체 직 원들이다.
토익시험에 응시하는 최근 기업들의 양태를 보면 개방화시대에서변모해가는 각 업종.업체들의 변화가 잘 나타난다.국제 비즈니스생활 영어시험으로 각광받는 토익성적을 각 기업이 입사.승진때 적극 반영해가는 추세다.
토익위원회 관계자는『국내 토익 응시자의 평균점수는 4백27점(93년)으로 일본과 비교할 때 독해(讀解)에서는 앞서나 듣기에서 취약,총점에서 2~3점 뒤지고 있다』고 말한다.
中央日報 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토익 응시자 가운데 최고득점자는 LG그룹 국제팀 신용일(申容日)차장으로 과장이던 지난해 만점인 9백90점을 따냈다.
申씨는 『중학교때부터 영어에 흥미를 붙였고 해외근무(영국)5년의 기간중 회화실력을 충실히 쌓은 덕』이라고 고득점의 비결을말했다.申씨가 속한 국제팀 18명중 토익시험 9백점 이상의 고득점자는 8명에 달해 이 부서에서 어학능력의 비 중이 절대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토익 응시자가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그룹으로 지난해 3만여명이 시험을 치른 것으로 나타났다.LG그룹의 응시자도 삼성에 육박하는 규모다.
삼성 인력개발원 국제교육파트의 박흥규(朴興圭)차장은 『93년1만9천명이던 토익 응시자수가 해외사업의 활성화에 따라 지난해크게 늘어났다』고 말하고 『올해는 약 5만명에 달할 것』이라고내다봤다.
올해부터 삼성은 그룹의 토익 검정시험 횟수를 年 3회에서 6회로 늘리고 응시대상도 고졸.생산직으로 본격 확대한다.
영어공부를 독려할 목적으로 회사측이 고득점자에게 주는 각종 우대조치도 다양해지고 있다.
유공은 8백65점이상 고득점자 1백5명에게 매달 급여액의 1%를 가산해 지급하고 있다.유공은 사내(社內)영어시험 평가제도를 10년전부터 도입,사원들의 영어실력이 갈수록 향상되자 특혜를 부여하는 토익시험 점수기준을 해마다 상향조정하 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유공 직원들의 평균 토익점수는 6백40점으로 국내최고수준』이라고 자랑했다.
***대리시험 적발도 토익이 각사 승진고과에 적극 반영되자 승진연한이 되지 않은 사원들도 일찌감치 수험준비에 나서는 풍속도 일고 있다.
선경인더스트리 엔지니어링 본부의 대리1년차인 조규동(趙奎童)씨는 98년에 과장승진을 바라보는 연한인데도 4년 앞당겨 지난해말 토익시험에 응시,고득점을 얻었다.회사측은 미리 따놓은 성적을 인정해주고 있다.
토익성적이 갈수록 회사고과등에서 중시되자 고사장에서의 부정행위자도 나타나고 있다.최근 A社의 한 직원은 주민등록증 사진을바꿔 같은 회사 직원이 아닌 고득점자에게 대리시험을 치르게 하다 적발됐다.
A社는 도덕성을 중시하고 있어 그 직원은 부정행위에 따른 진급누락등 상당한 손해를 봤다고 전해진다.부정행위가 적발된 응시자는 토익위원회로부터 2년간 응시기회를 박탈당한다.
***옛날 졸업자들 고전 한편 각사에는 대학재학 시절 듣기위주의 영어공부가 일반화되지 않았던 86~87년 이전 학번(올해28,29세이상)사원들이 그 이후 세대에 비해 듣기점수의 비중이 높은 토익시험에서 일반적으로 불리해 배전(倍前)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 습들이다.
이같은 현상은 나이가 젊을수록 토익점수가 높다는 토익위원회의설명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토익위원회에 따르면 나이별 토익 응시자의 평균점수는▲40세 이상이 3백98점▲30세 이상 4백37점▲30세 미만 4백86점 등으로 연령과 성적이 반비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토익을 자주 응시하는 사람일수록 평균점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응시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기업인의 경우▲1회 응시자 평균이 4백49점▲2회 응시자 4백75점▲3회 응시자 4백71점▲4회이상 4백98점으로 조사됐다. 李重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