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김치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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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치요? 맵기도 하고요,도시락에 담아갈 땐 냄새때문에 반친구들이 싫어해요.그래도 배추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재미가 솔솔납니다.』 밥상에 오른 김치를 먹지않아 엄마의 애를 태운 김현수(12.서울 가원국교 5년)군은 고사리손으로 배추 속을 버무리면서도 맛보기에 정신이 없다.
지난 14일 서울강남구삼성동 무역센터1층에서 열린 「어린이 김치요리교실」에 참여한 20명의 국교 3~5학년생들은 소금에 절인 배추를 잘 펴서 속을 넣고 배춧잎을 싸느라 법석을 떨었다. 햄버거나 피자에 입맛이 길들여져 김치를 꺼리는 자녀들을 보며 걱정하는 주부들이 적지않다.한국음식의 대명사인 김치가 식탁에서 외면당해 자녀 세대에서는 별식으로나 맛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람들도 있다.그러나 주부들의 걱정은 비타민C. 섬유질.유산균이 풍부해 겨울철 가족건강을 지켜주고,항암음식으로 외국에서도 각광받는 김치를 우리 아이들이 싫어하는 음식으로 꼽는다는 아이러니에 있다.
풀무원 김치박물관(관장 張智鉉.(02)(562)1075)은 이런 주부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어린이들이 김치와 친해질수 있도록 「어린이 김치요리교실」을 마련했다.
『김치는 삼국시대때부터 시작됐어요.삼국시대 김치는 여러분이 맵다고 싫어하는 고춧가루는 없었고 소금에 절여서 먹었다고 해요.』 실습에 앞서 「김치의 역사와 우수성」이라는 주제로 강의를맡은 김경미(金慶美.38)연구실장의 얘기가 이어졌고 실습은 김치콩나물밥 만들기와 배추김치 담그기로 진행됐다.
『김치의 맛을 내는 갓.미나리.굴은 몸을 튼튼하게 해줍니다.
먹을 때 골라내지 마세요』라는 당부에 어린 수강생들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비닐 손장갑을 끼고 실습에 나섰다.金실장은 어린이들이 김치와 친해지게 하는 요령을 소개했다.김치 맛을 어렸을때부터 알게 하기 위해선 김치를 물에 씻어 주기보다는 김치를 밥에 닦아내며 먹어보게 하면서 양을 늘려본다.또한 처음에는 붉은빛이 적게 도는 배춧잎부터 시작해 매운 부분으로 점차 입맛을적응시켜 나가는 방법이다.또 집에서 김장할 때 속을 버무려보게한다든가,맛을 보게 하는등 자녀들을 참여시켜보면 김치에 대한 자녀들의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풀무원 김치박물관은 오는 21일 어린이들을 위한 두번째 교실로 「김치쇠고기산적 만들기」「김 치찌개 실습」등을 진행한다.또한 2월 봄방학때에 맞춰 「어린이 김치담그기대회」도 열 계획이다.
〈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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