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 혁명 ‘新중앙판’ 독자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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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알맞다. 차를 타고 다니면서도 읽기 편한 사이즈”(디자이너 앙드레 김), “콤팩트하다. 크기가 줄어드니 한눈에 지면을 훑을 수 있어 좋다.”(강승태·신한BNPP자산운용 부사장)

 6일 발간된 일요판 신문 ‘중앙SUNDAY’의 새로운 모습에 대해 독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르몽드(프랑스), 가디언(영국) 등 세계의 고급지들이 ‘최적의 사이즈’라고 결론 내리고 변신 모델로 사용한 ‘신(新)중앙판’(베를리너판·323470㎜)이다. 기존의 대판 신문(391×545㎜)보다 작고 타블로이드(272×391㎜)보다 크다. 펼쳐 보기 불편했던 대판 신문의 단점을 크게 보완하면서 고급스러운 정보를 맛깔스럽게 농축한 새로운 크기의 ‘중앙SUNDAY’는 한국 신문사에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한눈에 들어오는 지면”=독자들은 어깨 넓이만 한 아담한 사이즈가 무엇보다 신선하다는 입장이다. “해외 출장길에 기내에서 신문을 볼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옆 손님에게 방해가 됐다”는 독자 김유경(35·여·명품 수입업체 이사)씨는 “이제 신문을 읽는 것도, 보관하는 것도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무(40) CJ엔터테인먼트 부장은 “올드 미디어인 신문이 시대 변화에 맞서 살아남으려는 모색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그는 “한손에 잡혀 보기 편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크기는 작지만 타블로이드 신문처럼 내용이 가볍지도 않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민음사 장은수(40) 대표는 “신문 크기가 줄어든다고 해 활자가 작아진다거나 해서 읽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읽기 편했다. 기사 주목도가 높고 거추장스럽지 않아 좋았다”고 말했다.

 이승일(63) 한국은행 부총재는 “느낌이 좋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주로 책상에 앉아서 신문을 보는데, 넘기기 편하고 특히 양면이 한눈에 확 들어와 읽기도 훨씬 편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 파주시청 민원봉사과 배선숙(38)씨는 “모든 지면이 컬러인 데다 그래픽이 많아 읽기 편하고 정보 이해에 도움이 됐다. 특히 양면으로 펼친 사진의 경우 가슴이 후련해질 정도로 시원했다”고 말했다.

 “여유로움과 가벼움이 느껴지는 주말판에 딱 어울리는 형식”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명박 인수위 강승규 부대변인의 말이다. 그는 “앞으로도 형식에 걸맞은 흥미롭고 신선한 기획물이 많이 실렸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빽빽하다는 느낌은 줄였으면”=“신문에서 시각적 요소들이 중요해지는 것이 국제적 추세”라는 GS칼텍스 이병무 홍보팀장은 “이명박 인수위팀 그래픽 기사는 내용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김유진(39·한국야구위원회 홍보팀) 과장은 ‘부자들의 재테크 전략’ 기사를 꼽았다. 그는 “1면 안내를 보고 찾아본 건데 관심 있는 기사를 전진배치하고 더 키웠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보완점을 주문하는 지적도 있었다. 주철환(53) OBS 경인방송 대표는 “글씨는 지금보다 좀 더 컸으면 좋겠다”며 “너무 빽빽하단 느낌도 주는 만큼 글의 양을 줄이고 행간에 여백을 두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대제철 김경식 홍보부장은 “스페셜리포트의 경우 별도로 만들지 말고 본지와 하나로 묶어 버리면 가독률을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69·한국외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언론학자로서 봤을 때 광고가 적을 경우 지면 맨 밑까지 편집을 하면 읽기가 쉽지 않았다. 크기가 작아지니 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무엇보다 짜임새가 잘 갖춰진 만큼 새로운 판형은 앞으로 한국의 다른 신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리=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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