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빨래터’ 오늘 공식 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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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운동 소재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서 연구원이 박수근의 ‘빨래터’를 액자에서 꺼내 살펴보고 있다. 협회는 감정을 하루 앞둔 이날 사진촬영 등 기초조사를 위해 작품을 소장자로부터 넘겨받았다. [사진=최승식 기자]

 진위 논란을 빚고 있는 박수근(1914~1965)의 ‘빨래터’(크기 72×37㎝)가 4일부터 감정에 들어간다. 서울옥션은 3일 사단법인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 이 작품의 감정을 의뢰했다. 서울옥션 심미성 이사는 “소장자가 감정에 동의했으며, 논란을 빨리 매듭짓기 위해 추가감정 등의 대응절차를 신속히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서양화의 경우 통상 매주 목요일 오전까지 신청을 받아 금요일 오전 감정을 실시한다. 감정협회 송향선 감정위원장(가람화랑 대표)은 “이번 작품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2차 특별감정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일단 4일 오전 송 위원장 등 12명의 감정위원으로 1차 비공개 감정에 들어간다. 이후 박수근 유족이 해외에서 귀국하는 대로 다음주 추가감정단을 꾸려 2차감정에 들어갈 방침이다. 외부 감정위원을 위촉해 공개 감정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며 자세한 시행방침은 4일 감정위원들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감정 중간에 결과를 공표하지는 않는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서울옥션을 통해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5억2000만원에 낙찰된 뒤 최근 미술전문지 ‘아트레이드’의 의혹 제기로 논란이 된 박수근의 ‘빨래터’의 진위 여부는 이르면 다음주 가려질 전망이다.

 ◆감정단 구성 놓고 반발도=그러나 감정에서 결론이 나오더라도 공방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트레이드’ 류병학 주간은 “화랑인이 주축인 감정협회의 감정을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송 위원장은 “12명의 감정위원 중 화랑 관계자와 학계 인사가 절반가량씩 안배돼 있다”며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또한 “화랑 대표들은 박수근의 작품을 돈을 주고 사봤고, 전시도 해 본 사람들로 진짜와 가짜를 다 겪어본 이들”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미술계 관계자는 “서울옥션이 이미 ‘지난해 5월 경매 전에 자체 감정단의 검증을 거쳤다’고 밝힌 만큼 이들의 면면을 공개하고 재감정을 한 뒤 감정협회에 맡기는 게 순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글=권근영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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