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남미펀드는 ‘봄날’ 기대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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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국제유가가 100달러 선을 넘자 전 세계 증권시장은 홍역을 앓았다. 첫날에 이어 3일에도 코스피지수는 0.72포인트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전날 미국 뉴욕 다우지수는 220포인트 떨어졌고, 아시아 증시도 중국 본토를 빼면 1∼2% 하락했다. 이날 증권사 창구엔 펀드나 주가 전망에 관한 문의가 쏟아졌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오른다고 무조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유가가 오를 때마다 돈이 몰리고 수익률이 올라가는 펀드도 있다.

◆원자재·동유럽·남미 펀드 주목=고유가에 웃는 대표적인 펀드는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와 원자재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다. 원자재 펀드는 실물 자산에 투자하기보다는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부분이다.

국내에서 2000억원 이상 팔린 우리CS자산운용의 ‘우리CS글로벌천연자원주식’ 펀드가 대표적인 예. 이 펀드는 영국과 캐나다의 천연자원 개발회사에 투자한다. 철광·금속 부문에 40%, 에너지에 30% 정도를 투자한다. ‘도이치글로벌커머더티주식재간접’ ‘하나UBS커머더티해외재간접’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도 이런 부류에 속한다.

자원부국인 러시아와 동유럽 및 브라질, 남미에 투자하는 펀드도 주목 받고 있다. 중국·인도가 고속성장을 하는 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은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도 신년사에서 올해 브라질·러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개월째 원금을 까먹고 있는 중국 펀드와 달리 러시아·동유럽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0% 안팎에 달한다. 다만 유가가 뛴다고 무턱대고 고유가 수혜 펀드에 돈을 몰아넣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허진영 연구원은 “어떤 경우에도 분산투자는 투자의 기본”이라며 “중국·인도나 국내에 치우친 펀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잡는 데 고유가 수혜 펀드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대체에너지 주에 관심=3일 증시에 ‘반짝’인 테마는 태양광이었다. 테마주의 대표격인 동양제철화학이 3.83% 오른 것을 비롯해 소디프신소재(6.84%)·주성엔지니어링(7.54%)·이건창호(6.07%)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에스에너지·티씨케이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굿모닝신한증권 김동준 연구원은 “태양광 발전 관련 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핵심 테마주가 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태양광 테마주는 이미 많이 오른 만큼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태양광 외에도 바이오디젤 관련주 역시 관심을 끌고 있다. CJ투자증권은 올 한 해 증시를 주도할 네 가지 테마 중 하나로 대체에너지를 꼽았다. 삼성증권도 6대 테마의 하나로 대체에너지를 제시하며 “당장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장기 관점에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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