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대학 본고사출제 보안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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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4시간 감시하는 폐쇄회로 카메라,그림자처럼 붙어다니는 전문 경비요원,코 푼 휴지도 검색하는 철저한 보안….」 95학년도 전기대 입시 전형이 9일 시작됨에 따라 본고사를 치르는 대학들은 출제및 보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학들은 시험문제의 신뢰성을 높이고 혹시 생길지도 모를 잡음을 없애기 위해 007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극비 출제작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는 교수 52명,조교와 지원요원 45명등 97명의 본고사 출제팀이 지난해 12월30일 교내 기숙사에 들어가 신년연휴도 없이 10일째 창살없는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측은 수험생 자녀를 두었거나 고교학습참고서를 저술한 적이있는 교수들은 출제위원에서 제외하는등 출제팀 구성부터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렇다고 어느 교수가 출제위원으로 뽑혔는지 알 길이 없다.학교 관계자들은 이 특급 비밀을 누설하면 처벌받게 된다는 학교측의 함구령에 입을 봉하고 있다.
출제위원들은 물론 외부와 완전히 차단돼있다.경비원들이 기숙사를 24시간 감시하고 2중,3중 잠금장치가 돼있는 출입문과 창문은 종이로 가리는등 마치 완전히 은폐된 요새같은 분위기다.
고려대는 아예 출제장소부터 비밀.물론 누가 출제위원인지도 보안사항이다.대략 교내에 출제장소를 마련했으며 60~70명으로 출제팀이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학교관계자는 『출제장소 입구에는 24시간 가동되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돼있고 경비 원들이 건물출입을 완전히 통제,외부인의 접근은 불가능하다』고만 말할 뿐이다. 완전경비를 위해 아예 전문회사에 경비를 맡기기도 한다.
14명의 교수가 지난 4일부터 교내 기숙사인 무학사에서 출제작업을 벌이고 있는 연세대는 가스총.전자봉등으로 무장한 경비회사의 전문요원들이 24시간 기숙사를 지키고 있다.
기숙사 내부에도 물론 3명의 요원이 상주,출제위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특히 기숙사안에 종이 세절기(細切機)를갖춰놓고 외부로 나가는 모든 종이를 잘게 자르는데 여기에는 화장실 휴지도 포함되는등 예외가 없다.
전문경비회사의 감시하에 시내 모호텔의 한층을 모두 빌려 출제작업을 벌이는 한양대의 경우,전화선을 아예 끊어놨다.외부와의 전화는 경비요원의 입회하에 별도로 마련한 간이 경비초소에서만 가능하다.
시험지 인쇄와 보관도 극비사항.서강대.성대.이대등은 본고사 전날인 12일 밤까지 교내 인쇄소에서 시험지를 인쇄,경비원들의감시하에 밤새보관한 뒤 다음날 오전에 각 고사실로 배분할 예정이다. 이중 일부대학에서는 인쇄된 시험지의 안전한 보관을 위해관할 경찰서에 협조요청을 검토하는등 「시험문제지 보안작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金鍾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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