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춥고 건조한 겨울이 두려운 천식 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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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겨울은 천식 환자에겐 고통스러운 계절. 엄밀히 말하면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시련의 연속이다. 이 시기는 감기·독감 시즌이며 감기 바이러스는 천식 발작의 ‘NO 1’요인이다. 또 천식 환자에게 가장 가혹한 ‘차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다. 게다가 올해는 겨울 황사까지 나타나 천식 환자를 더욱 긴장시킨다.

 가장 효과적인 겨울철 천식 예방법은 감기·독감에 걸리지 않는 것. 독감 예방주사를 맞기엔 이미 조금 늦었다. 감기는 백신 등 이렇다 할 예방약이 없다. 증상에 대처할 뿐이다. 따라서 충분한 영양과 휴식이 감기 예방약이자 동시에 천식 예방약이다.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손을 철저히 씻는 등 감기 예방법이 천식에도 적용된다.

 자신의 천식 상태를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윤호주 교수는 “천식 관련 설문 테스트나 최고 호기(呼氣) 유속기(2만원 내외)를 이용해 천식 상태가 그린·옐로·레드 존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린 존은 평소 호기의 80∼100%를 유지하는 것으로 천식이 잘 조절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옐로 존은 평소 호기의 50∼80%선, 레드 존은 50% 이하를 가리킨다.

 미국 폐학회는 “감기·독감 시즌엔 그린 존을 벗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옐로 존으로 떨어지면 담당 의사를 찾아가라”고 권한다.

 겨울엔 운동도 함부로 해선 안 된다. 천식 환자는 너무 춥거나 일교차가 심한 날엔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른 아침에 산책하는 것도 득보다 실이 많다. 천식 환자가 가장 취약한 시간대가 오전 3∼4시 쯤이다. 운동할 때 마스크를 쓰고 보온에 신경 쓰는 것은 기본.

 실내에선 가습기를 활용하되 습도를 너무 높이는 일은 삼간다.

 강동성심병원 소아과 이혜란 교수는 “천식 환자에게 건조한 공기보다 더 나쁜 것이 습도가 너무 높은 것”이라며 “겨울철 실내 습도는 50% 내외, 실내 온도는 22도 안팎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습도가 낮으면 기도 점막이 마르고, 습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호흡 곤란이 온다는 것. 가습기를 가동하는 것보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더 효과적인 천식 예방법이다. 수분을 보충하면 가래의 배출이 수월해져서다. 서양의 민간에선 꿀을 탄 뜨거운 차, 닭고기 수프, 베개를 높이 베고 자는 것 등이 겨울철 천식 예방법으로 추천된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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