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 첫 외국회원사 신청 자딘플레밍 서울지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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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자딘플레밍증권이 여의도 증권거래소 정회원으로 가입한다.가입비는 거금 1백25억원.회원총회의 승인등 가입절차가 남아있지만 오는 2월중순 무렵부터 33번째 거래원으로 외국회사가 등장할 것 같다.
국내증시에 외국회사가 국내외투자자를 상대로 위탁매매를 시작하는 일은 작은 변화가 아니다.지난해 포철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상장보다 증권업계로선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미국에 딸을 시집보내는 것과 파란눈의 며느리를 보는 것,어느쪽이 더 난감할까.비유하자면 국내증권업계는 외국인 며느리를 맞은 셈이기 때문이다.
자딘플레밍이 이땅에 상륙한지는 올해로 10년째.첫6년은 사무소로,92년 증시개방후에는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2층의 서울지점 1개소로 3년간 영업해왔다.굳이 국적을 따지자면 영국(로버트 플레밍)과 홍콩(자딘 매티슨)의 혼혈아라고 할 수 있다.
3월에 한국 부인을 맞게될 43세의 노총각 스마일리 지점장은독일 출생의 영국인.이튼大를 졸업하고 공무원으로 솔로몬군도,홍콩등지에서 10여년간 해외근무를 했다.프랑스계 증권회사 W.I.Carr 홍콩지사및 영국본사에서 5년간 근무하 고 지난 90년에 자딘으로 옮겼다.
『영업이 활발한 곳이면 어디든 회원자격을 갖는다는 것이 자딘의 경영방침이다.한국보다 작은 필리핀 거래소에서도 회원이다.단순한 참여를 넘어 아시아지역에서 이미 중요한 위치에 서게 된 한국시장에 대한 자딘의 지지와 의욕의 표시다.』 스마 일리 지점장은 회원자격 신청이유에 대해 당연한 일로 치부했다.
그렇다면 어떤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일까.『지금까지는 고객들의주문을 한국증권사에 주고 수수료를 나눴다.이제 영업규모로 보아수수료를 1백% 다 가진다면 가입비에 대한 코스트를 상쇄할 수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더구나 한국 정부는 금년중 외국인 한도를 추가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영업환경은 더 좋아질 것이다.』 스마일리 지점장은 영업전망을 밝게 내다보고 있다.자딘은 아시아,태평양지역 15개국에서2천2백명의 직원을 가진 머천트뱅크로서 위탁매매는 물론 펀드운영.외환.기업금융등 종합금융서비스를 하고 있다.
「인스티투셔널 인베스터」(Institutional Investor) 94년4월호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리서치부문에서 라이벌 베어링증권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대우.쌍용증권은 동률 16위였다.
『자딘의 주된 고객은 기관이고 기관이 원하는 것은 뛰어난 리서치와 신속한 체결이다.리서치는 자딘의 가장 자신있는 분야고 체결은 이제 거래소 회원이 돼 직접 담당할테니 나아질 수 밖에없다』고 스마일리 지점장은 자신감을 나타냈다.더 구나 지금까지국내증권사에 주문을 내는 과정에서 거래내용이 알려지더라도 속수무책이었지만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므로 고객의 신뢰감도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權成哲 본사 금융전문위원.經營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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