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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쓰레기종량제 잘 되려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새해부터 쓰레기 종량제(從量制)가 실시된다니까 지난해 12월31일에 버린 쓰레기가 주택가 골목마다,아파트 단지마다 흘러넘치고 있다.결과적으로 도시민들은 쓰레기와 함께 새해를 맞은 셈이다.생활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제도가 허술 한 준비속에실시되는 것이 어쩐지 불안하다 싶더니 역시 예상대로다.당국이나,시민이나 쓰레기 냄새를 맡지 않으려면 올 한햇동안 고생깨나 해야겠다.
종량제에 대해 시민이 떨떠름하게 생각하는 것은 쓰레기 버리는데 따른 수고와 정성,그리고 경제적 부담이 종전보다 훨씬 늘어나는데도 그에 대한 반대급부(反對給付)가 없다는 것이다.칭찬이나 격려는커녕 잘못 버리면 1백만원까지의 벌금이 매겨진다는 엄포만 있을 뿐이다.버리는 방법도 잘 모르고 까딱하면 벌금까지 문다니 누가 이 새 제도에 흔쾌히 협조하겠는가.재활용에 따른 경제적 이득은 분리배출을 여행(勵行)하는 가정이나 사업장에 되돌려주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
잘 버리자면 병이나 캔은 물로 헹구고,비닐코팅이나 쇠붙이는 제거하고,종이도 지질에 따라 세분해야 한다.그러나 어디까지가 권장사항이고,어디까지가 의무사항인지 대부분 모른다.준수사항이 너무 세분된 것도 문제니까 당국은 홍보를 통해 이 를 정리해 주어야 한다.
앞으로 쓰레기 문제는 환경보호.자원절약과의 연대(連帶)적 대처가 더욱 강화될 것이다.쓰레기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것이최선의 길이다.그것은 음식찌꺼기를 줄이는 문제와 상품 과대포장자제,나아가 1회용(一回用)상품 사용억제로 연 결된다.
뒤늦었지만 당국은 시민의 편의를 위해 종이.비닐.캔.병등 재활용품에는 재활용표지를 하도록 법령.규칙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또 앞으로 선거 홍보 유인물,각종 광고지,광고우편물등은 유권자및 소비자에게 폐를 끼치지 않게 비닐코팅이 되지 않은 재활용가능 종이를 쓰도록 강력히 권장해야 할 것이다.
쓰레기 종량제의 출발이라는 오늘의 생활혁명은 마침내 산업구조및 정치홍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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