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근.정인영.유찬우등 고령창업주들 노익장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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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70고개를 넘긴 고령 창업주들이 젊은 경영인 못지않게 수개월을 해외출장으로 보내는등 지칠줄 모르는 사업 열정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김수근(金壽根.79)대성그룹 회장.정인영(鄭仁永.75)한라그룹 회장.유찬우(柳纘佑.73)풍산금속 회장등이 그 주인공.나이에 비해 건강도 비교적 좋은 편으로 2세 승계를 통한 「은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金회장은 매주 두번씩 5시간이 넘는 마라톤 사장단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물론 사업부장이나 말단직원까지 불러 경영전반을 챙기고 지방공장이나 해외법인 감독에도 눈을 떼지 않는다.
그는 올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대한중석 인수에 실패해 좌절감도 맛봤지만,대성그룹이 갖고있는 유휴 연탄공장 부지등을 활용한아파트건설.백화점사업 신규참여 결정등 사업 만들기에 몰두했다.
최근엔 대성산업 홍콩지사를 움직여 북한 지하자원 을 들여오는 일에도 깊숙이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도옹(不倒翁.오뚜기)으로 유명한 鄭회장은 올해 2백5일동안동남아.중국.유럽.미주등 30여개국을 방문,굵직한 프로젝트를 해결했다.
미국 록히드항공사와 항공기부품 합작생산을 성사시켰는가 하면 신문용지사업 참여 결정을 내렸다.또 중국을 여섯차례나 방문,베이징(北京)지게차 합작공장등 9건의 중국진출 프로젝트를 일궈냈다. 당시(唐詩)등 한시(漢詩)를 읊는 한문실력으로 조계정(趙啓正)상하이(上海)부시장과 교분을 쌓기도 했다.
柳회장은 1백80여일동안 비서를 대동하지 않고 혼자 해외출장을 다녀왔다.영어.일어를 능숙히 구사하는 그는 외국엔지니어들과곧잘 토의하며 이때 떠오른 아이디어를 생산현장에 접목하기 위해귀국하자마자 곧장 안강.온산공장으로 달려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柳회장은 91년 미국 아이오와州에 단독투자로 건설한 동 압연공장인 PMX社의 경영정상화에 매달리느라 수차례 미국 출장길에올랐고 동전수출시장개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高允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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