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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도시 울산 문화도시 꿈꾼다

중앙일보

입력

부자도시로 불리는 울산. 하지만 문화 수준은 척박해 유흥·소비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는 소득수준이 연간 4만 달러로 늘어나면서 문화·예술 소비 욕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문화·예술 인프라는 말을 꺼내기가 부끄러운 실정이다. 전국 최하위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연간소득 4만 달러에 걸맞은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울산지역 민·관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 인프라 구축" 민·관 움직임 활발
암각화 박물관·시립미술관 건립 박차
피아노 소사이어티 결성, 연주 활성화

■‘암각화 박물관’ 내년 3월 개관=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암각화를 홍보할 ‘울산 암각화 박물관’(가칭)이 내년 3월 문을 열 예정이다. 암각화 박물관은 부지 8960㎡, 건축연면적 2025㎡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지난 1월 착공했다.
76억 원을 들여 짓고 있는 이 박물관은 국내외 암각화의 모든 것을 전시할 예정이다. 우선 선사시대 고래·새·호랑이와 사냥도구 등을 새긴 반구대암각화와 신석기·청동기∼신라시대에 걸쳐 각종 동물상과 인물상, 기하학적 문양을 새긴 천전리각석의 실물 모형이 전시된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는 국보 제285호로 우리 민족의 기개를 상징하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국내 다른 지역의 암각화도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일본·중국·러시아·이탈리아·미국·프랑스·영국 등 세계 120여 개 국 주요 암각화의 역사적 의미·내용 등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국내외 암각화를 비교 분석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반구대암각화에 새겨진 각종 동물과 문양을 찾아보고 직접 쪼아서 그림을 새겨보는 체험·학습공간도 마련된다.
한편 시립박물관은 2010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할 예정이다. 사업비 460억 원을 들여 남구 옥동 울산대공원 내 3만3000여㎡에 연면적 1만4382㎡ 규모로 건립된다.
 
■“울산을 피아노 음악의 국제 중심지로”=최근 울산대 음악대학 졸업생·재학생 70명이 중심이 돼 ‘울산 피아노 소사이어티’라는 연주단체를 만들었다. 울산대 임화경 음악대학 교수는 “울산을 피아노 음악 문화의 국제적인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창단했다”며 “울산에서 피아노 음악의 국제화를 꾀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제적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되면 사람들은 문화를 찾게 된다. 이러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반을 울산에 조성하려는 것이다. 올바른 음악문화를 지역사회에 심고 가꾸겠다는 생각이다. 울산 피아노 소사이어티는 연간 5∼10회의 연주회를 열 계획이다.
 
■메세나 운동도 활발=울산지역의 문화수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메세나 운동도 활발하다. 울산시는 지난 6월 지자체로서는 전국 처음으로 문화·예술계, 상공계, 대학교수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 ‘울산 메세나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울산지역 문화 인프라 확충을 위해 기업체들의 문화·예술 후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울산시는 내년 50개를 시작으로 2010년까지 메세나 기업을 10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울산에는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SK에너지 등 대기업들의 주요 사업장이 있어 메세나 운동을 펼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시립미술관 건립 욕구도 높아=울산지역에 미술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시립미술관 건립 욕구도 커지고 있다.
임영재 울산대학장에 따르면 울산은 미술 인구만 2000여 명에 달하고 각종 미술행사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술제 기획력이나 작품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 전시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울산지역에만 시립미술관이 없다.
울산시 옥동에 사는 이윤임(35·여) 씨는 “시립미술관에서 언제나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립미술관이 건립되면 주위에 다양한 문화행사가 자주 열려 문화·예술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프리미엄 김관종 기자 istr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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