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주택문제 3년전보다 개선-통계청94사회통계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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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우리나라 가장(家長)10명중 6명은 소득.교육.직업.재산등을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자신이 「중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내집이 없는 가장들도 절반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청소년중반 이상(53%)이 친구를 고민상담 대상으로 삼는 반면 부모와상담하는 경우 14.3%,특히 선생님과 상담은 2%에 불과하다.결혼한 사람들은 가정내에서 자녀.배우자.부모순으로 상대방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배우자와의 관계는 남편(61.6%)이 아내(54.2%)보다 상대 방에 대해 더 만족하고 있다.
노력할 경우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45.8%,「보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42.7%며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1.5%다.
3년 전과 비교할 때 정치민주화 와 주택문제는 개선됐다고 보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반면 교육.교통문제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지난 5월 하순 전국의 3만2천5백가구 8만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7일 발표한 「94년 사회통계조사」는 가정및 사회생활에서 우리 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중간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으나 「상층」에 속한다고생각하는 사람은 1.4%뿐=가구주를 대상으로 자신이 경제.사회적으로 어느 위치에 있느냐는 질문에 「중간층」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0.4%로 주류를 이루었다.「하층」이라고 답한 사람은 38.2%였으나 「상층」은 1.4%에 그쳤다.
무주택자 가운데서도 51.2%는 자신이 중간층에 속하며,0.
6%는 상층에 속한다고 답해 주관적 계층귀속감에 주택소유 여부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식세대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부모보다 자식세대가 더 나아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60.3%의 가구주들이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답한 쪽은 4.3%에 그쳤으며 나머지 34.6%는 보통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사회적 신분상승의 기회를 많이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보다 자식들이 더 잘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여자보다 남자가,학력은 높을 수록,직업별로는 전문직.사무직에서 많았다.
◇청소년들의 고민은 역시 공부문제=15세이상 全가구원을 대상으로 청소년들의 으뜸가는 고민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학업(61.9%).직업(13.9%).가정환경(12.9%).이성교제(5.
9%).건강및 용모(5.3)% 등의 순으로 꼽았다 .
3년전 같은 조사와 비교해 보면 학업및 직업에 관한 고민이 다소 늘고 가정환경및 이성교제와 관련된 고민은 어느정도 줄었다. ◇고민상담은 친구와=15세이상 20세이하의 청소년 대부분(98.2%)이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데 이들중 53%가 친구와 고민을 상담한다.다른 사람과 상의없이 혼자서 고민을 해결하는 경우도 22.8%나 됐다.
나이가 들어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될수록 부모보다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가장의 학력이 높을수록 자녀의 고민상담대상이돼주는 경우가 많았다.
◇가정에서 자녀와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가구원중 기혼자를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자녀와의 관계가 만족스럽다고 대답한 사람이 59.9%로 가장 많았다.배우자와의 관계가 만족스럽다고답한 사람은 57.9%,부모와의 관계가 원만하다 는 사람은 43.9%였다.
가정생활 전반에 대해「만족한다」는 응답이 36.9%로 「불만」의 9.4%보다 월등히 높았는데 여자(34.1%)보다 남자(40.3%)들의 만족도가 더 높았다.
***「생활」불만이 만족의 倍 배우자에 대해서는 남편이 아내보다 더 만족하고 있는데,연령층으로 보면 20~30대의 젊은 부부일수록 만족도가 높은 반면 나이가 들수록 만족도는 떨어지는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생활형편에 대해서는 불만이 33.9%로 만족(16.
9%)의 두배에 달했다.이를 3년전과 비교해 보면 만족은 2.
8%포인트,불만은 1.4% 포인트 각각 줄어든 반면 그저 그렇다는 대답은 4.2% 포인트 늘었다.
◇부모와 같이 사는 사람이 절반을 넘는다=부모가 생존해 있는가구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함께 살고 있다는 사람(54.7%)이 따로 산다는 사람보다 많았다.
부모와 같이 사는 사람중에는 장남이 모시는 경우가 66.4%로 주류를 이루었다.딸과 사는 경우는 6.4%였으며 나머지는 차남이하와 동거하고 있다.
***「딸이 부양」도 6.4% 학력수준이 높을수록 부모와의 동거비율이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배운 사람일수록 개인주의 성향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떤 자식이 부모를 부양해야 하나=15세이상 가구원의 29.1%는 이 질문에 「아들.딸 모두」라고 밝혔다.그 다음은 「능력있는 자녀」가 27.2%,「장남」이 19.6%로 나타났다.
실제로 장남이 모시고 사는 경우(66.4%)와 커다란 차이를보이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대신 부모와 떨어져 살더라도 생계비를 대주는 경우는 꽤 있다.부모에게 생계비를 대주는 비율(62.1%)이 부모와의 동거비율(54.7%)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 이를 말해준다.
한편 15세이상 가구원에게 누가 노부모를 부양해야 하느냐고 물어본 결과 87.3%가 자식이라고 답해 마음속으로는 대부분 부양의무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가운데 53%가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30~40대의도시지역 고학력자 일수록 노후준비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노후준비도 열심 노후준비는 예.적금(33.6%),보험(30.2%),연금.퇴직금(30.1%)의 순이었다.농촌사람들이 예.적금을 압도적으로 꼽은데 비해 도시지역은 보험,연금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종교는 가지고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반반=15세 이상 가구원중 종교를 가진 사람은 49.9%였다.이들중 약 절반(48.9%)이 불교 신자며 그 다음은 기독교(36.5%),천주교(11.8%)순이었다.
◇환경공해가 가장 심각한 현안=15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11개 사회문제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 공해에 관해 80.3%가 「나쁜 편」이라고 대답했다.환경 다음으로 나쁘다는 응답이많이 나온 것은 물가(72.8%),교통(72% ),농촌문제(67.9%),빈부격차(60%)등의 순이었다.그러나「정치민주화」에대해서는 16.5%만이 나쁘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가장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沈相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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