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비서는 원래 '대우맨'이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대우그룹에 입사해 곧 김우중 회장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하지만 입사 2년 만에 대우그룹이 해체됐고, 임 비서는 김 회장과 함께 5개월여 동안 해외를 떠도는 생활을 해야 했다. 퇴사한 뒤 임 수행비서는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한 한국 기업의 현지법인에서 일했다.
임 비서가 '이명박의 그림자'가 된 것은 2005년 4월이었다. 이전부터 안면이 있었던 강승규 당시 서울시 홍보기획관이 다리를 놨다.
임 비서가 그림자라면 김 비서는 길잡이다. 김 비서는 지난 10년간 이 당선자의 일정을 관리해 왔다. 전공을 살려 한나라당 선대위에서도 스케줄팀에서 일했다.
다니던 광고회사를 그만두고 97년 7월 '국회의원 이명박'의 6급 공채 비서로 처음 이 당선자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서울사대부고를 나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지인이 "정외과 출신이 광고회사와는 안 맞는다. 이명박 의원이 비서를 뽑는다는데 한번 시도해 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해 국회의원 보좌진이 됐다. 96년 총선에 출마했던 이 당선자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폭로했던 김유찬 전 비서의 후임인 셈이다. 김 비서는 "당시 이 당선자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큰 꿈'을 가진 사람을 모시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비서가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을 겪던 2003년 어느 날 이 당선자는 그에게 다가와 "자네, 요즘 술 많이 먹지? 내가 건설회사 출신인데 술 먹을 일이 얼마나 많았겠느냐. 술에 의지하지 말고 마음을 굳게 먹어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김 비서는 "당선자가 건넨 따뜻한 조언에 눈물이 났다"며 "지난 10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