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60) 경기 평택을 한나라당 이강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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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에서 출마 준비 중인 ‘평택 토박이’ 한나라당 이강열(40)씨는 “정치 개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싶어 정치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밝혔다.

“정치를 바꾸라는 게 시대의 요구이자 역사의 흐름입니다.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요. 주권자인 국민은 이렇게 바뀌었는데, 정작 정치인들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인이 바뀌지 않고는 정치를 바꿀 수 없습니다.”

이씨는 “이제 기존의 정치에 물들지 않은 새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며 자신이야말로 “돈 정치, 부패정치, 계보정치에 물들지 않은 참신하고 깨끗한 사람”이라고 강변했다.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과 나의 색깔이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이 좌초 위기에 있긴 하지만, 저는 다시 태어나기 위해 겪고 있는 진통이라고 봅니다. 위기가 곧 기회죠. 지금 당이 겸허한 자세로 자기 쇄신을 하면 앞으로 정치개혁·정치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거라 믿습니다.”

그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정치개혁은 ‘부패정치의 온상인 돈 선거를 뿌리 뽑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치자금의 수입과 지출이 투명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때 돈이 많이 드니까 정치 하면서 선거 때 나간 돈을 복구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의 부정과 비리가 끊이지 않는 거구요.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선 관련법과 제도를 강화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피선거권을 영구적으로 박탈하는 거예요. 법과 제도에 어긋나는 정치자금 수수는 엄격하게 형사처벌해야 돼요. 선거사범, 비리 관련 정치인에 대한 사면 금지도 검토했으면 합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는 “지난 1년 동안 정부가 우왕좌왕해 너무 혼란스러웠다”고 비판했다. 정치는 항상 실제 상황이라며 “우리에겐 정치 실험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의 실현에 국민들이 동참하도록 설득하고, 통합해야 합니다. 이제라도 이 나라의 흥망성쇠가 지금 국정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소명의식을 노 정부 사람들이 가져 주기를 바랍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평택을에서 나오는 이강열 변호사는 “나를 키워 낸 고향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게 사람의 도리이자 인지상정”라고 주장했다. 평택에 변호사 사무실을 낸 것도 ‘보은’의 한 방편이라고 했다. 8년 동안 대한적십자 경기도지사 평택 소사벌 봉사회 회원으로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등에게 생필품과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는 그는 “지역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며 멋적은 표정을 지었다. 사진은 장학금을 전달하는 이 변호사(오른쪽).

이씨는 평택에서 태어나 고등학교(평택고)까지 평택에서 다녔다. 한양대 법학과를 나와 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 그 후 8년 동안 지역 시민단체, 관공기관(상공회의소) 등의 고문 변호사로 지역사회에 봉사했다.

이 지역의 현역은 열린우리당의 정장선 의원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40대의 젊은 정치인이다. 유력한 경쟁자로 정 의원을 지목한 그는 “16대 때는 젊기만 해도 유리했고 당선이 됐지만, 이번엔 경쟁력까지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의 별명은 자칭 ‘평택머슴’이다. 수도권에서 가장 낙후된 평택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자세가 되어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가장 큰 현안 문제로는 ‘미군기지 이전’을 꼽았다.

“한미연합사와 주한미군사령부가 평택으로 오는 데는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미2사단의 이전에 대해선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예요. 국가안보와 지역경제·환경·교육 등의 문제가 충돌하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아내기도 어렵죠. 무엇보다 미군 기지 이전으로 자기 땅이 수용되는 농민들에 대해 시가로 보상해야 합니다. 실질적인 보상이 전제조건이 돼야 합니다. 정부와 미군당국, 시민 3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고 이제라도 대화를 통해 해결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는 또 “평택항이 활성화되면 지역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며 “등원하면 평택항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려면 평택이 동북아 허브항이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말 그대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재정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경제자유구역이 되면 평택이 국제물류와 국제 비즈니스의 중심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주 진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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