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긍정의 힘'이 기적을 일구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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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힘은 희망이다. 감당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할 수 있다’는 의지는 종종 기적을 낳는다. 그대로 주저앉아 신과 운명을 원망하며 낙오자가 될 것인지, 역경을 딛고 일어서 삶의 주인공이 될 지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이다.

『휠체어를 찾고 말겠어』는 두 다리를 잃고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기적을 일궈낸 한 어린이의 이야기다. 을파소가 새롭게 선보이는 ‘마음이 자라는 가치동화’ 시리즈의 첫 번째 ‘의지’편이다.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잘라내야 했던 초등학생 대운이. 야구선수가 꿈인 대운이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꿈을 키워간다.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야구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 인근 건물 옥상에 오른 대운이. 휠체어를 타고 계단을 오를 순 없는 노릇, 하지만 휠체어를 둔 채 옥상에 오른 게 화근이었다. 난생 처음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었던 기쁨도 잠시. 놓아둔 휠체어가 없어지면서 휠체어를 찾기 위한 대운이와 친구들의 사투(?)가 벌어진다. 대운이는 과연 휠체어를 되찾고 꿈에 그리던 야구선수가 될 수 있을까.

주인공인 대운이의 실제모델은 6살에 두 다리를 잃은 후 휠체어로 유럽을 횡단하고 한국과 일본을 일주한 것으로 잘 알려진 박대운(36)씨다. 방송인이자 체육인인 박씨는 비장애인도 감히 도전하기 어려운 일들을 이뤄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준 인물이다. 이런 박씨의 어린 시절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의지를 전하고 싶었던 작가 고정욱(46) 씨. 고씨 또한 소아마비를 앓아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1급 지체장애인이란 점에서 동화는 더욱 뜻깊다. 고 작가는 장애를 소재로 한 작품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데 기여해 온 작가다.

이번 작품 외에도 『아주 특별한 우리 형』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등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작가는 『휠체어를 찾고 말겠어』를 통해 “운명은 그것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박씨 또한 의지를 강조한다. 그는 “어떤 일에 실패했을 때 좌절하면 성장이 없지만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한다면 실패는 성공을 위한 거름이 된다”며 “어떤 어려움 속에도 희망은 반드시 존재하며,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있다면 99번 실패해도 100번째는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모든 일은 마음가짐에 달렸다.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지 못할 때, 힘들어 도망쳤거나 절망에 빠졌을 때 기억할만한 동화다. ‘장애 때문에 불편하겠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박씨는 되려 좋은 점을 역설한다. ‘긍정의 힘’은 그에게 기적을 일구는 근간이 된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니 눈에 잘 띄죠. 그래서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많아요. 쉽게 기억해주니 친구 사귀기도 좋습니다. 높은 선반에 있는 물건은 내리기 힘들지만 땅에 떨어진 동전은 줍기 쉬워요.”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자료제공= 을파소 / 031-955-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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