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안 막바지 절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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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부조직개편안이 막바지 절충에 들어갔다.국회 행정경제위는 20일 공정거래위원회를 독립된 중앙행정기구로 한다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한은(韓銀)독립과 예산실 소관 문제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이 문제는 이제 여야(與野) 총무 차원의협상으로 넘어갔다.국무총리까지 임명해 놓고 후속개각이 늦어지고있으며 임시국회 회기도 불과 3일밖에 남지 않아 양당 고위층의정치력 발휘여부가 주목되나 아직은 둘다 입장이 강경하다.
○…민주당은 한은 독립과 예산실의 총리실 이관을 둘다 강조하고 있다.그러나 꼭 한가지를 양보해야 한다면 예산실 부분이다.
한은 독립은 종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대외적 명분도 상대적으로 뚜렷한 만큼 이 기회에 반드시 따내겠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이런 생각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늦어지면 늦어질수록아쉬운 쪽은 민자당』이라는게 민주당의 생각이다.신기하(辛基夏.
광주동)총무는 21일『공정거래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부분에 대한행정경제위 합의는 당연한 것』이라 고 평가했다.그는『당초 21개 항을 요구했으나 이제 한은 독립과 예산실 이관의 단 두가지가 남았다』며 강경의지를 밝혔다.辛총무는『청와대 결심이 더 중요하다』말했다.개각이 늦어질수록 청와대가 초조해하지 않겠느냐는반문이요,알맹이 없는 총무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같다.
이기택(李基澤)대표도 21일 원칙을 다시한번 확인했다.그는『최고위원회의에서 총무에게 맡겨보기로 한 것』이라며 절충책 모색을 위한 최고회의 소집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李대표는 그러면서『좀더 기다려 보자』고 말했다.뭔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는눈치다.민주당은 22일오후까지 기다린다는 생각이다.
○…민자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단 하루라도 빨리 처리하려고애쓰고 있다.행정공백을 조금이라도 줄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런만큼 민주당과의 협상에 조바심하고 있다.
민자당은 그렇지만 민주당의 요구를 적절한 차원에서나마 수용하기 어려운 입장에 있다.여기에 민자당의 고민이 있다.
예산실의 총리실 이관이나 한국은행 독립은 간단하게 양보할 수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야당과의 협상을 떠맡은 이한동(李漢東)원내총무는 21일『문제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도『우리로서는 양보할게 아무 것도 없 다』고 말했다. 따라서 민자당은 우선 야당의「아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박범진(朴範珍)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발표,『행정공백이 길어질수록피해는 결국 국민이 입게 된다』며『야당의 애국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자당은 이와 함께 20일의 공청회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李총무와 朴대변인은『예산실의 총리실이관에 대해서는 야당추천을 받아 공청회에 나온 인사마저도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한은 독립문제와 관련해서는『정부조직법과 한은법은 별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때문에 민자당은『공청회를 거친 결과 쟁점은 해소단계에 접어들었다』(朴대변인)고 주장하고 있다.남은 것은 야당의 양보밖에 없다는 이야기다.민자당은 총 무협상에서도일단 행정공백.개각지연을 무기로 야당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할방침이다.
〈金鉉宗.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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