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맞대결…산드린‘쑥스러운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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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대구 오리온스 전에서 형 에릭(<右>·모비스)이 동생 이동준(오리온스)의 수비를 뚫고 공격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에릭 산드린(모비스)-이동준(오리온스) 형제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21일 프로농구 울산 경기에서 홈 팀 모비스가 연장 승부 끝에 오리온스를 91-83으로 눌렀다. 외국인 선수로 등록된 형 에릭과 귀화한 동생 이동준은 이름만 봐선 남 같지만 얼굴을 보면 판박이다. 던지는 듯한 슛 자세도 빼닮았다. 예상은 형 에릭의 우세였다. 탄력과 스피드가 뛰어나고 리바운드에 이은 패스가 일품이다. 반면 미국에서 주로 가드로 뛰다 한국에서 포워드로 바꾼 이동준은 완숙미가 부족하다. 탄력과 높이도 형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매치업 상대로 나선 형제 대결만 놓고 보면 동생이 앞섰다. 동생 이동준은 22득점·10리바운드로 분전했다. 또 블록슛 등으로 형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형은 발목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도 아니었다.

그러나 승리는 형이 가져갔다. 모비스는 에릭에 좌우되는 팀이 아니다. 모비스의 기둥으로 떠오른 루키 함지훈이 22득점·8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에릭은 4득점·5리바운드로 부진해 2, 3쿼터 대부분을 벤치에 앉았다.

3쿼터 중반부터 시소게임을 벌인 두 팀은 4쿼터 막판 오리온스 김병철의 3점슛으로 70-70으로 균형을 맞추며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모비스의 전형수는 연장 시작과 함께 3점슛을 연속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서울 SK는 간판스타 방성윤이 이날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KCC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치는 큰 부상을 당해 비상이 걸렸다. 방성윤은 2쿼터 중 미끄러지며 넘어진 뒤 영동세브란스병원으로 후송돼 정밀진단을 받았다. SK 김진 감독은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고 있어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장 삼성·KT&G 같은 중상위권 팀과의 경기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울산=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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