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美,日연금시장 개방압력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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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해 9월 이후 계속된 美日포괄경제협의 금융서비스 협상에서미국은 일본에 대해 보험시장에 이어 연금시장의 개방을 요구하고있다. 미국 정부는 일본의 연금자산운용에 대한 규제로 자국 금융기관의 진출을 막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자국 투자자문회사의 공적연금 운용허용을 주장하고 있다.현재 일본 연금시장 규모는 약1조6천억엔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외국계 금융기관의 연 금자산 운용비중은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비해 미국 연금시장에서의 일본계 금융기관의 연금자산 운용비중은 약 5%에 육박하고있다. 이와함께 최근 美증권협회(SIA)도 미국 투자자문회사가일본 생명보험사.신탁은행보다 높은 운용실적을 쌓고 있으므로 일본의 연금 가입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연금시장의규제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美증권협회에 따르면 1988~92년중 미국의 연평균 연금자산운용수익률이 10.9%인데 비해 일본은 5.9%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에 따라 美증권협회는 자산운용에 대한 특정규제의 철폐,운용성과의 공시 강화,시가(時價)평 가회계 도입등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더욱이 이달초 美재무부는 내국민(內國民)대우보고서에서 일본에는 외국계 증권회사의 진출을 어렵게 하는 규제.구조장벽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구체적으로 투신업 진출때 투자신탁회사와 투자자문회사를 각각 설립하는데 따른 비용이 많이 들고,신상품에대한 규제로 사채인수경쟁에서 미국 금융기관이 불리하며,명문화되지 않은 규정이 많아 정책검토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는등의 비판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함께 로이드 벤슨 美재무장관은 주요 교역상대국들이 금융시장 개방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내년초 출범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금융서비스협상분야 협정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향후 일본이 만족할만한 금융시장개방을 취하지 않을 경우 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의 금융서비스교섭,美日포괄경제협의등 쌍방교섭,亞太경제협력체(APEC)등을 통해 미국의 연금.투자신탁시장을 중심으로 한 개방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2일 투자위탁회사(투신사)와 투자자문회사의 업무겸영,사모채(私募債)운용허용및외국유가증권에 대한 운용자유화 등을 포함한 투자신탁개혁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금융시장 개방에 대비,투자신탁업을 중심으로한 증권산업의 규제완화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이와함께 자산운용 시스템에 대한 투자 확대와 자산운용인력의 양성에도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三星경제硏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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