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재래시장 밀물-그랜드백화점앞등 10여곳서 성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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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 강남지역에 재래시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강남지역은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유한 계층이 살고있고 이들은 주로 백화점.슈퍼등 근대화된 대형 유통업체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와는 반대로 서민들의 체취가 밴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현재 강남지역에 형성된 재래시장은 도곡동 그랜드백화점 앞쪽과청담동의 AID아파트 뒤쪽,양재동네거리의 상업은행 뒷골목등 10여곳.이들 지역에 점포가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해 적은 곳은 50여점포,많은 곳은 3백여 점포까지 밀집해 있 다.
정식으로 허가받지않아 이름도 없는 무허가 시장이지만 인근 주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그랜드백화점 앞인데 좌판상인을포함한 3백여 점포가 모여있다.그랜드백화점이 들어선 지난 86년 직전부터 10여년간에 걸쳐 형성된 이 시장은 고급주택가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일부 강남지역 사람들이 찾 아들어 「강남의 남대문시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곳에는 「K마트」라는 간판을 내걸고 7천여원하는 유명메이커내의(內衣)한벌에 3천원씩 파는 가게가 있는가 하면 1회용 기저귀를 좌판에 놓고 떨이로 팔고 있는 가게도 있다.또 농산물을다른 곳보다 10~30%정도 싸게 파는 농산물 가게도 있다.
시장이 들어선 초창기부터 잡화를 팔고 있는 朴모씨는『옛날 시장처럼 에누리도 해주고 싼 물건이 많아 멀리 서초구에서까지 이곳으로 시장 보러 오는 주부들이 많다』며 『특히 휴일에는 자가용을 타고 장보러 오는 젊은 주부들을 포함,하루평 균 2천~3천명이 몰려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부는『그랜드백화점도 강남의 다른 백화점보다 값싸게 파는곳으로 소문나 있는데다 이같은 재래시장까지 형성돼 자주 들른다고 말했다.
청담동의 AID아파트 뒤쪽과 양재동네거리의 상업은행 뒷골목등다른 곳에 형성된 재래시장은 그랜드백화점 앞쪽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인근 주민들은 여러가지 편리한 점이 많아 이용률이 높다.
한편 그랜드백화점앞 시장은 최근 강남일대의 다른 무허가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지주(地主)들이 중심이 된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시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기존 상인들과 상당한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金是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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