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가게’ 지방 첫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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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8일 부산시 초량동에서 문을 연 희망가게 25호점 개업식. 닭요리 전문점이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름다운재단의 모자(母子) 가정 창업지원 프로그램 ‘희망가게’가 사업 시작 4년여 만에 지방 첫 점포를 열었다. 또 최근에는 이미 문을 연 가게들이 조금씩 지원금을 갚아 모은 자금으로 새 가게를 열고 있다. 사업 확산에 탄력이 붙는 선순환 궤도에 들어설 조짐이다.

18일 부산시 초량 3동에는 희망가게 25호점이자 지방 진출 1호점인 ‘닭요리 전문점-매버매버 초량점’이 문을 열었다. 이 사업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첫걸음인 셈이다. 지난달 하순에는 그동안 23군데 희망가게가 지원받은 창업 자금을 매달 조금씩 반환해 적립한 돈으로 지원한 희망가게(24호점)가 처음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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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가게’는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인 고 서성환 회장이 2003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 50억원 상당의 주식을 기금으로 삼아 시작됐다. 담보 없이 최대 4000만원을 빌려준 뒤 넉 달째부터 7년간 균등 상환을 받는다. 이자는 나눔을 실천한다는 상징적 의미로 연 1%만 받는다. 음식점·미용실·개인택시와 재활용품 가공업 같은 일로 재활을 도모한다. 상환된 돈은 또 다른 모자 가정의 창업 지원에 쓰인다.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의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소액대출) 사업’ 한국판이라 할 만하다. 그는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아 더욱 유명해졌다.

희망가게는 특별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없는 저소득층 여성 가장들의 창업이다. 초기엔 음식점 창업이 주종이었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폐기물 재활용·개인택시·미용·꽃가게 등 사업 분야가 다양해졌다. 기금도 주가가 뛰면서 150억원 상당으로 불어났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4월 사재 1억5000만원과 회사의 ‘매칭 기프트’를 합친 3억원을 보태 사업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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