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하루만 빼고 오른 CD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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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금리가 최근 한 달 새 단 하루를 빼고 쉬지 않고 올랐다. 11월 13일 5.36%였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하루(12월 7일)만 쉬었을 뿐, 매일 올라 18일 현재 5.77%가 됐다. 한 달여 만에 0.41%포인트나 치솟은 것이다. 이에 따라 CD에 연계돼 이자가 결정되는 신용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그만큼 늘게 됐다.

직장인 A씨는 “조만간 한 달 용돈을 고스란히 신용대출 이자 갚느라 다 써버리게 되는 게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A씨는 지난달까지 한 달 이자로 27만원을 냈다. 그러나 다음달부터는 28만8400원씩 내야 할 판이다. 이자가 한 달에 2만원 가까이, 연 21만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올여름 예전에 CD 연동 신용대출을 받았던 한 시중은행에서 연 6.5% 우대금리로 돈을 빌려준다기에 덥석 5000만원이나 빌린 게 화근이었다. A씨는 CD금리가 11월 들어 껑충 뛰면서 좌불안석이다. CD금리가 오를수록 이자도 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6.75%에서 10월 현재 7.68%로 0.93%포인트나 올랐다. 최근 한 달 새 금리가 급등한 것까지 합하면 1년 새 1.3%포인트 이상 뛴 셈이다. 시중은행이 8월 말 현재 신용대출해준 금액은 112조2000억원. 단순 계산으로 대출 이자가 1년 새 연 1조5000억원, 지난달보다 4600억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신용대출은 통상 급전용으로 쓰인다. 그러나 은행들은 올 초 금융감독 당국의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신분이 확실한 직장인들에게 이자를 낮춰주며 앞다퉈 신용대출을 늘려 왔다. 웬만한 직장인은 5000만원,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은 2억원까지 별 어려움 없이 돈을 빌려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사정은 크게 바뀌었다. ‘돈가뭄’에 시달린 은행들이 리스크를 관리한다며 만기 연장을 안 해주거나 우대금리를 낮추는 등 돈줄을 죄기 시작한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이자 부담은 늘고 원금 상환 압박은 강해지면서 신용대출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CD금리 급등 등) 은행이 자금 계획을 잘못 세워놓고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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