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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상>人民車의 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중국의 가구수는 4억에 육박한다.자전거는 가구당 3대꼴이지만아직 자동차는 없다.중국에 굴러다니는 승용차는 2백만대가 못된다. 대부분 공용이고 자가용은 5%도 안된다.작년에 23만4천대가 생산됐지만 고유의 차를 디자인할 능력은 아 직 없다.
「녹슨 자전거를 빛나는 인민차로」라는 구호아래 중국 당국이 바람을 잡고 나섰다.2020년까지 자동차 보유대수를 2천2백만대로 늘리는 「중국 패밀리카 개발전략」이다.생산규모를 연간 3백50만대로 늘리고 그중 3분의2를 자가용으로 공 급한다는 계획이다. 바깥세계의 산술이 또 한번 춤을 춘다.중국의 도시가구는 3억이다.미국과 유럽을 합한 것보다 더 많다.가구당 1대씩만 해도 3억대,「황금으로 포장된 중국도로」로까지 비유된다.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 패밀리카 포럼」은 인민차꿈의 경연장이었다.세계 20개 메이커들이 컨셉트 카(개념 모델)를 출품,중국당국의 「간택」을 기다리고 있다.소형에다 연료효율이 높고 가격 1만달러 미만이 베이스 라인이다 .국산화에 유리한 기술및 금융조건,누가 중국 당국과 인민의 마음을 더 사로잡느냐에 승부는 달렸다.
국민차는 「최대 다수에 최대의 이익을 안긴다」는 헨리 포드의비전에서 출발했다.포드의 「모델 T」가 세계 최초의 국민차였고30년대 독일의 폴크스바겐으로 이어졌다.「인민차」선택에 「자동차의 부르주아」포르셰와 벤츠가 뛰어들면서 때아 닌 「프롤레타리아」논쟁도 끼어든다.
베이징의 경연대회에서 포르셰는 스포티한 5인승 C 88을,벤츠는 미니밴형의 FCC(패밀리 카 차이나)를,미쓰비시는 다목적왜건형의 X카로 깜짝쇼를 펼쳤다.
당황한 포드등은 「인민차」는 역시 국민대중의 것이라며 중국 관료들의 프롤레타리아적 본능을 충동질하고,포르셰는 독일의 첫 국민차 폴크스바겐을 디자인한 사람은 페르디난드 포르셰였다고 이에 맞선다.중국 자동차시장 진출은 폴크스바겐과 푸 조-시트로앵등 유럽세가 앞서있다.96년까지 모델결정이 이루어진다 해도 생산개시는 빨라야 2000년이다.「인민차 경쟁」은 긴 마라톤이다.스타트가 빠르다고 이긴다는 보장이 없고 「덩샤오핑(鄧小平)이후」도 큰 변수다.그렇다고 출발대열에 끼지않을 경우 기회는 아예 오지 않는다.신데렐라와 악몽이 교차하는 인민차의 꿈이다.
〈本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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