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이색 캐럴음반 홍수-수입물 포함 40여종 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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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크리스마스 캐럴음반이 올들어 유독 다양한 형태로 한꺼번에 쏟아져 소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이들 캐럴 음반은 최근인기가수들이 제작한 10여종과 외국 가수.연주자들의 수입 또는라이선스 음반,기존의 개그를 뒤섞은 음반등 4 0여종이 동시에나왔다. 캐럴 음반의 홍수는 저작권문제가 없어 제작비가 비교적적게 들뿐만 아니라 간단한 아이디어로 짭짤한 수입을 올릴수 있어 오랫동안 지속된 음반업계의 불황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으로 분석된다. 열흘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의 크리스마스 철에「반짝장사」를 겨냥하고 나온 캐럴들은 그러나 내용보다는 겉포장으로만 소비자들을 유혹해 저질의 캐럴공해를 일으킨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크리스마스의 주요 선물로 이용되지만 장난기어린 개그등을 사용한 유치한 어린이용 음악으로 구성된 음반들은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거나 국적불명의 어설픈 노래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도 적지않다.
「열흘장사」를 위한「한탕주의」의 음반산업으로 만들어진 캐럴임에도 정성들인 편곡과 녹음으로 수준높은 음악제작을 보여주는 음반도 몇몇 눈에 띈다.
특히 올해 나온 캐럴음반은 본격적인 CD시대를 맞아 크리스마스 카드와 CD를 접합시킨 이른바 「카드CD」형식으로 만들어진것이 특징이다.
조동진.최성원.한동준.김창기.장필순.조동익 등 언더그라운드 음악인들이 세심한 편곡으로 만들어낸『A Very SpecialChristmas』라는 제목의 캐럴집은 지금까지 나온 한국 캐럴음악에서 한단계 성숙한 수준을 보여준다.
「낯선사람들」의『화이트 크리스마스』와 「인공위성」의『블루와 화이트』는 중창 보컬을 사용한 새로운 캐럴 편곡으로 귀에 익은캐럴들의 색다른 맛을 들려주고 있다.
크리스마스 카드에 미니CD를 덧붙인 이승환과「클래식」의 캐럴에는 이승환의『크리스마스에는』,「클래식」의『이맘때쯤 우리가 늘궁금해하던 이야기들』등 창작 캐럴과 클래식의 꼬마멤버 백동우가참가한『고요한 밤 거룩한 밤』등이 돋보인다.
웅진미디어는 슬로바키아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클래식 캐럴과 성가를 곁들인 보헤미안 크리스마스 등을 포함해 외국의 명연주들을 카드형식으로 포장해 내놓았다.
이들 캐럴과 함께 나온 선물용 카드CD는 기존의 팝.재즈 음악도 고급 연주로 선보이고 있으나 연주.편곡자들에 대한 설명이없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인기그룹「투투」와「룰라」가 공동으로 제작한 레게 리듬을 사용한 캐럴과 리듬앤드블루스 음악을 장기로 하는 유영진의 캐럴도 새로운 개성을 선보이고 있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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