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철 목건강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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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흡연과 대기오염,음주,차갑고 건조한 날씨,과도한 음성사용,뜨거운 음식-.」겨울철 목건강을 위협하는 복병들이다.목을 음식물과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쯤으로 생각해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다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의사들의 지적이 다.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만성화되기 쉬우며 식도암.후두암 등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목건강요령을 증상별로 살펴본다.
◇쉰 목소리=목이 쉴 때 날달걀을 삼키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이 문제다.목소리를 내는 성대는 기도(氣道)와 연결돼 있는 반면 삼킨 날달걀은 식도(食道)를 지나가므로 날달걀과 쉰 목소리치료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대개의 경우 쉰 목소리는 직업적으로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교사.가수등에게 많이 생기며 며칠 쉬면 좋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40대이상 흡연남성 가운데 서서히 목소리가 쉬기 시작해 2주이상 계속될 땐 후두암일 가능성이 크므로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후두경검사를 받아야한다.
후두암은 초기암일 경우 후두적출술을 통해 90%이상의 완치율을 보일 정도로 치료효과가 좋은 암이다.연세대의대 홍원표(洪元杓.이비인후과)교수는 『후두암의 완치율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다른 부위의 암과 달리 쉰 목소리를 통해 조기발견 이 가능하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나이가 들면서 남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폐경이후 여성의 목소리가 낮아지는 것은 자연스런 생리현상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성대를 기타줄에 비유할때 이를 팽팽하게 당겨줘 고음을 내도록 해주는 여성호르몬이 나이가 들수록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욱왕성한 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오래된 기침=기침 자체는 호흡기에 해로운 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려는 인체의 자연보호기능임을 인식해야 한다.따라서 가래나 기침등 증상만을 가라앉히기 위해 약을 남용하기보단 원인 자체를없애는데 주력해야 한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담배를 끊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호흡기를 통해 공기중으로 배출되는 수분의 양은 매일 4백㏄이며 기관지점막의 분비물로도 1백㏄의 수분이 손실된다. 따라서 가습기를 통한 흡입공기의 수분공급 못지 않게 물을자주 마셔 메마른 기관지에 충분한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코 속의 만성적 염증이 목까지 파급돼 기침이 오래 가는 경우도 많으므로 목 자체 못지않게 코의 이상유무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물감=목안이 개운하지 않고 무엇이 걸리는듯 해 마른 침을자주 삼키는등 이물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대개의 경우 신경성인경우가 많아 신경성 인두(咽頭)란 의학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
특히 신경이 예민한 가정주부에게 많으며 암이 아닐까 하는 노이로제로 불필요하게 고민하는 경우가 잦다.그러나▲이물감을 호소하는 부위가 일정해 환자가 손으로 지적할 수 있을 정도고▲통증을 동반하는 수가 많고 특히 귀에까지 통증이 퍼질 때▲흡연.음주및 뜨거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일 때는 목의 이물감증상이 단순히 신경성이라기 보다 후두암이나 식도암을 의미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악성유무를 점검해야 한다.
〈洪慧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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