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땅키우기>목동 건지주택 사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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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건축규제가 심한 땅은 일반지역보다 땅값이 싸게 마련이다.
서울 염창동 인공폭포 맞은편 목동 신시가지로 들어가는 도로변목동121의 4에 위치한 건지주택사옥 부지(1백82평)도 당초도시설계구역으로 묶여 일반지역보다 땅값이 매우 싼 땅이었다.25m에 접해 개발성이 높은 땅인데도 건축주가 땅 을 매입했던 92년 당시 일반주거지 수준에 불과한 평당 4백만원에 불과할 정도였다.
주택업체를 경영하는 건축주는 당시 단독개발이 불가능하고 5~6개 필지를 한데 묶어 개발해야 한다는 규제 때문에 개발업자들이 쓸모없는 땅으로 간주했던 이 땅을 과감히 사들여 여기에 주유소겸 사옥을 건립,이 지역의 땅값을 2년만에 매 입당시보다 2.5배정도 비싼 평당 1천만원짜리로 높여 놓았다.
『아무리 단독개발이 규제되는 도시설계구역이라 하더라도 건물을멋있게 설계해서, 합동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도시환경을 좋게 만들 경우 행정기관도 단독개발을 허용할 것으로 믿었었죠.
특히 서울시가 다같은 도시설계구역인 인접필지에 단독으로 육아원 건물을 짓는 것을 보고 도시설계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건축주는 안양천변의 낙후된 이곳 환경을 새롭게 하는참신한 건축계획을 마련해 서울시로부터 단독개발을 허락받았고 단독개발의 선례를 남겨 결국 이곳의 투자효과를 대폭 높였던 것이다. 그러나 건지주택측이 사옥부지로 사들인 이땅은 형태가 삼각형의 비정형인데다 순수 사옥이 아닌 주유소도 겸하는 복합용도로설계를 해야해 당초 어려움이 많았다.
설계를 맡은 「예.지.원 종합건축사사무소」백창흠(白彰欽)소장은 사옥으로서의 이미지를 높여야 하고 기름냄새 나는 주유소의 선입견을 없애며 현대적 감각이 물씬 풍기는 건물을 설계하는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결국 1층은 기둥만 세우고 공간은 넓게 비워두는 필로티 방식으로 설계했고,2층부터는 2개의 유리원통이 연결된 모양의 독특한 외관을 만들었다.
여기다가 앞면에 필로티의 힘을 지탱하는 사각형 모양의 보를 외부에 노출시켜 붉은색 법랑자재로 마감,건물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만들었다.1층은 현재 주유소로 사용되고 2층은 주유소 근무자들의 숙소,3.4층은 건지주택 사무실,5층은 피 자가게로 사용되고 있다.
당초 임대용 건물을 지으려 했으나 주변이 개발되지않아 일단 사옥겸 주유소로 설계했는데 이것이 성공한 것이다.
독특한 형태로 설계하는 바람에 공사비는 일반 오피스빌딩보다 비싼 평당 3백50만원정도 소요됐다.
개발업자들은 이 지역의 경우 88올림픽대로와 공항로에서 목동으로 진입하는 주요 관문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개발이 낙후,진가를 발휘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주변이 활발히 개발돼 투자성 높은 지역으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崔永 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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