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系 승리 시인-페리美국방 서방 군사개입도 힘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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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사라예보.워싱턴=外信綜合]보스니아 북서부의 유엔안전지대인 비하치가 세르비아系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함락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27일 세르비아系의 내전 승리를 사실상 시인하고서방의 군사개입 또한 어렵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보스니아사태는 세르비아계의 공세확대로 비하치 이외의 다른 지역으로 전면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윌리엄 페리 美국방장관은 이날 텔레비전 프로에 출연,보스니아내전에서 세르비아系가 승리했다고 선언하고『이제 회교정부군을 구하기 위해 서방이 효과적인 군사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밝혔다.그는『세르비아계가 보스니아 국토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회교정부군이 승리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비하치 전투를 통해 세르비아系의 군사적 우위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페리 장관은 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도 유엔의 요청이 있지않는 한 공습을 할 수 없는 형편이고 설사 공습을 실시한다 하더라도 내전의 향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따라서 美지상군이 현지 군사작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내전이 발칸반도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데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安保理)는 26일 비하치에 대한 즉각적인 휴전과 세르비아系의 철수를 촉구하면서도 나토 공습은 협상가능성을 방해하고 또 세르비아系가 유엔군을 보복할가능성이 있다는이유로 승인을 거부했다.
한편 보스니아 회교정부는 비하치에 대한 유엔의 휴전안을 수락했다.그러나 세르비아系는 국지적인 휴전이 아닌 전면적이고 최종적인 내전의 종식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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