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SBS미니시리즈 "아스팔트 사나이" 정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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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낮은 목소리,1m86㎝의 큰 키,눈을 가리는 엷은 갈색 머리.
가죽잠바에 카키색 배낭을 메고 정우성(鄭雨盛.21)이 나타났다. 한참 우물쭈물한 끝에『그래,난 널 사랑해』한마디로 넥타이를잡아당기는 박력있는 여자친구의 칭찬을 받는 초콜릿 광고로 젊은이들의 시선을 끄는 주인공.
광고에서 보여준 익살스런 분위기와 달리 실제는 말수가 적으면서도 뭔지 모를 자신감을 풍긴다.
『어려서부터 목표를 갖고 살았으니까요.』 국민학교 때 텔레비전에서 『내일을 향해 쏴라』『스팅』『튜니티라 불리는 사나이』를보고 영화배우가 되겠다고 결심,그 결심대로 되리라는 기대를 갖고 살았다.
그 막연한 자신감이 처음 깨진 것은 고소영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영화 『구미호』를 찍고 나서였다.생전 처음 해본 연기였지만『너무 형편 없었다』는 것이 본인의 평.
하지만 여린 감수성과 반항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내보이는 그의모습에서 사람들은 아직 싹트지 않은 가능성을 본 모양이다.
이번에는 내년 봄 방송될 SBS-TV 미니시리즈『아스팔트 사나이』에서 기지촌 출신 두 형제 가운데 동생 동석역으로 캐스팅됐다. 형 동준(이병헌 扮)이 택시기사인 아버지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모범생인 반면 싸움질이 잦은 동석은 이래저래 형의 앞길을 막는 역할을 한다.
형에게 진 빚을 갚기까지 동석은 낯선 땅 미국에서 전문 싸움꾼에서 카레이서까지 다양한 인생을 체험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하는 정우성은 대학대신 햄버거 집이나 카페에서 세상에 대한 자신감을 배웠다. ***아르바이트하며 세상에 자신감 중3때 나이를 속이고여고 앞 햄버거집에서 일할 때는 『네 덕에 여학생 손님이 늘어났다』고 주인의 칭찬을 받은 기억도 있다.
내성적 성격인 그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친구 구본승도 카페에서 함께 일하면서 알게 된 사이.
인기에 대한 생각을 묻자 『스타라는 건 휘발유를 뿌린 장작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전혀 인기가 없다면 연기를 계속할 수 없겠지만 스타보다는 직업이 연기인 생활인이 되고 싶다』고 답한다.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이라며 자신의 인터뷰가 실린 잡지를 챙겨들고 신문사를 나서는 모습이 여전히 자신감을 풍긴다.
글:李后男기자 사진:金炯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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