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서울중원국교수업끝나자 전교생이 나눔실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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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中央日報의 자원봉사경연 첫날인 26일 서울노원구중계2동 중원국교(교장 金泰守)주변 아파트단지.주택가는 봉사의 기쁨과 이웃사랑의 열기가 가득 넘쳐 올해 첫 영하의 추위를 훈훈히 녹였다. 여느때 같으면 토요일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는 어린이들의 재잘거림으로 왁자지껄할 학교 운동장이 이날은 자원봉사에 나설 어린이.학부모들로 가득 메워졌다.
전교생 1천6백여명과 교직원 50여명은 물론 1천여명의 학부모가 자원봉사 대열에 손잡고 나선 것이다.
5학년은 건영아파트주변,2학년은 근린공원주변등 학교를 중심으로 학년별로 줄을 서 먼저 봉사활동을 펼칠 구역을 배정받았다.
주택가 도로는 물론 골목 골목이 교사.학생.학부모로 구성된 자원봉사대의 빗질과 쓰레기 줍기로 삽시간에 눈에 띄게 밝아졌다.학부모들은 또 가난한 이웃들에게 미리 가져온 헌옷등을 나눠주며 그동안 잊고 지내온 이웃 사랑을 실천해 보였다 .
몇몇 극성맞은 어린이들은 아파트내 상가까지 들어가 팔려고 내놓은 야채들을 쓰레기로 착각,비닐봉지에 넣어 들고 나오다 주인에게 야단을 맞기도 했다.이 학교 4학년에 다니는 딸의 손을 잡고 놀이터 청소를 하던 김명숙(金明淑.34.중계 동 시영아파트)주부는『자원 봉사를 통해 잊고 지내던 이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나 자신도 이제부터는 봉사하는 생활을 해 딸에게 모범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학교 앞에서 3년째 호떡을 팔고 있던 유헌기(柳憲基.40).
조난옥(趙蘭玉.37)씨 부부도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아니지만 청소하는 아이들이 너무 대견해보여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자원봉사 경연대회에 이처럼 많은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참여하게 된 것은 어린이들의 자율적인 결의였다.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가 펴고 있는「사랑의 일기」를 전교생이 쓰면서 평소 봉사활동과 예절을 몸에 익힌 어린이들은 지난 달 25일 전교어린이회를 열어 中央日報에서 실시하는 자원봉사경연대회에 모두 참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어린이들의 뜻에 따라 주임선생님들의 회의가 열렸고 24일에는각 가정에「인간성회복과 봉사활동을 실천하는데 모두 함께 동참해달라」는 통신문을 보냈다.환경지도를 담당하면서 이번 행사의 실무를 맡은 조은영(曺恩影.43.1학년담임)교사 는『날씨가 갑자기 영하로 내려가 학부모들의 참여가 저조하지나 않을까 걱정도 했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에 오히려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자원봉사행사에는 평소 이 학교에「사랑의 일기장」을 보급해준 인추협 임원들도 참석해 고사리손들의 봉사활동을 도왔다.
봉사활동을 마친 교사.학부모.어린이들은「휴지없는 깨끗한 학교」라고 쓰인 큰 교문을 손에 손을 잡고 빠져나가며 자신들이 베푼 이웃사랑에 다시한번 가슴뿌듯한 만족감을 맛보며 기쁜 표정을감추지 못했다.부모도,교사도,어린이들도 너무 많 은 것을 가슴으로 배운 하루였다.
〈郭輔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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