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修能 총점검-1조원에 이른 교육산업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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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수능시험의 도입은 교육산업적 측면에서는 시장의 확대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과거 학력고사가 일궈놓은 시장을 수능시험이 대신하고 본고사 열풍까지 가세,「교육산업」시장의 횡적.종적 팽창이 거듭된다.
수능시험의 여파는 학원.과외시장은 물론 학습지 업계에 더욱 민감하게 나타났다.
조기교육 붐과 더불어 입시출판업계 시장규모는 92년 3천억원대(추정)규모에서 94년에는 8천억원대 이상으로 불어났고 업계관계자에 따라 1조원대의 추정까지 나온다.
가장 큰 변화는 암기력보다 창의력 개발에 역점을 둔 수능시험의 출제방향에 발맞춘 기획물.
J社의「에이플러스 과학나라」나 K社의 「뉴턴」등 수능시험이후「창의력과 사고력 개발」을 내세워 판촉에 나선 학습교재들은 구매대상을 중.고생 중심에서 국교생과 유아에게로까지 확대했다.
폭넓은 사고와 독서를 요하는 언어영역의 출제방향에 따라 출판시장도 톡톡히 재미를 보고있다.
첫해인 작년부터 중.고생용 각종 도서에는 어김없이 「수능시험대비용」이란 부제가 붙었고 실례로 지난해 가을 K사가 기획출판한 고교생용『우리시대의 한국문학』은 K사 최대 히트 상품이 되기도 했으며,독서기법만을 설명한 독서 지도서 1 종의 판매부수가 10만권을 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시행초기인 수능시험 제도에 대한 불안감으로「수능시험 대비용」이라는 제목자체가 십분 광고효과를 거둬 J출판사는지난해 과목별 요약집만 『1백만부 이상 팔았다』고 자부할 정도다. 과외시장의 호황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불법 고액과외까지 판치게 한 과외 번성은 국.영.수 본고사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강남의 C,K,Y학원등은「쪽집게 수능시험 대비」란 평가 덕분에 일약 신흥 일류학원 반열에 들기도했다.연년생 자매의 대입시를 2년째 치른 학 부모 宋모(49.여)씨는『소위 유명강사들이 사회.과학 3개월과정 강의를 채 마치지도 않은채 다른 학원에 스카우트 되고 학생들은 다시 그 강사를 뒤따라 학원을 옮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權寧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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