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神話 일군 日 재계 거인-경영일선 은퇴 모리타會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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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워크맨」으로 세계를 제패한 일본 소니社의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73.사진)회장이 25일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은퇴했다.
지난해 11월 도쿄(東京)의 한 호텔에서 새벽 테니스를 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돼 재활치료를 받아온지 약 1년만이다. 모리타회장은 이날 오전9시30분쯤 도쿄 시나가와(品川)에있는 소니본사 9층에서 열린 이사회에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 자신이 지난16일 오가(大賀)사장에 제출한 사표가 처리되는 것을확인했다.그 다음 오랫동안 집무했던 회장실에 들러 감회가 어린듯『이 자리에 돌아와 한없이 기쁘다』며 부하직원들과 기념촬영을했다. 초라한 길거리공장「마치코바(町工場)」에서 일약 「세계의소니」로 키운 모리타회장은 이날 회장직을 사임하고「파운더(창업자)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이에따라 원래 소니의 전신인 동양통신공업을 세운 이부카 마사루(井深大.86)명예회장은 이날짜로「파운더 최고상담역」이 됐다.
모리타회장은 해군기술장교 출신으로 패전후인 46년 이부카를 만나 함께 동양통신을 설립했다.그리고 54년말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개발된 후에는 미국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정하고 자사(自社) 브랜드인「SONY」로 대성공을 거둬 오늘날 연 간 매출액이약4조엔에 달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혼다(本田)자동차의 故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郎)최고 고문과 함께 전후(戰後)일본의 대표적인 경영자로 칭송되고 있다.
일본내의 흔치 않은 국제파로서「소니신화」를 만들어낸 모리타회장은 지난해 11월 일본 재계(財界)의 총본산인 經團連회장 취임 문턱에서 쓰러져 그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는『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책을 써 경제대국이된 일본인들의 자존심을 키웠는가 하면「회사중심의 폐쇄적인 일본적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일본 총반성을 외친 글을 文藝春秋誌에실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그러나 그 역 시 일본재계에서흔히 말해지고 있는「50대이후의 인간의 경쟁력은 실력보단 건강에 달려있다」는 경구를 피해가진 못했다.
『인생의 무대와 같이 모리타없는 소니의 무대도 바뀌어 갈 것이다』고 소니의 한 임원은 곧 다가올 소니의 변혁을 예고했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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