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街이기택 파동-대전간 李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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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기택(李基澤)민주당대표는 12.12투쟁이후 첫 장외집회인 26일의 대전대회를 앞두고 하루전날 내려와 준비상황을 일일이 체크했다.李대표는 내심 대전집회의 성공여부가 향후 투쟁의 주도권을 휘어잡는데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 고 있는 기색이다.그는 초조함도 조금 내비쳤다.
○…대전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동안 李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의 답변을 하지않을 만큼 극도로 말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그러나 자신의 의원직 사퇴에 대한 여론의 평가에는 우회적이지만 강력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李대표는 『4.19때도 비판하는 언론이 있었다』며 『과거 3당합당을 반대했을때도 초선의원과 달리 나로선 초강수였다고 볼 수 있다』고 회고,이번 12.12 문제해결에 정치생명을 걸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생애 몇번 안되는 승부수를 던져놓고 불안과 희망,기대와 초조가 동시에 엇갈리는 얼굴이었다.
○…李대표는 이날 당내 문제에 대해 묘한 말을 내뱉었다.
李대표는 『우리당은 개인의 당이 아니고 해방 이후 선대 민족세력들이 결집해 만든 정통야당』이라고 말했다.
李대표는 내주초 최고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원내외 병행투쟁을 결의하더라도 자신은 장외투쟁을 멈추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으며 그는 여러 발언을 통해 자신의 투쟁의지를 거듭 다졌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측에 대화 제스처를 다시한번 취했다.한 측근비서는 이날아침 『李대표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여야(與野)영수회담을 다시 한번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수회담의 조건도 『12.12를 포함한 국정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로 규정,전보다 완화된 자세를 취했다. 어차피 이번 12.12 문제해결의 열쇠를 金대통령이 쥐고 있으므로 직접대화를 통한 담판을 희망하는 듯했다.
李대표측은 이에대해 전날 기자회견에서 『12.12 재판회부투쟁은 개혁과 수구의 갈림길』이라고 규정한 것을 상기시켰다.대화의지의 표명이지 유화책은 아니란 주장이었다.
○…기자간담회에서 李대표는 『집회걱정때문에 밤새 뒤척였다』고토로했으며 동석한 당직자들에게 『차질없이 준비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李대표는 12.12 공세의 고삐도 여전히 늦추지 않는모습이다.그는 『12.12 군사반란자들에 대한 기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 정권은 「군민(軍民)정권」이 될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소시효 만료일인 12월12일까지도 기소유예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金대통령은 더욱 궁지에 몰릴것』이라며 정권퇴진운동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대전=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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