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會반발 신호인가 긴장-군기사고 이은 吳소장 발언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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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軍수뇌로 통칭되는 이병태(李炳台)국방장관과 김동진(金東鎭)육군참모총장은 육사17기 동기생이다.
李장관은 현재 수시로 국회에 나가 내년도 국방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따내려고 분주하다.
金총장은 영국.프랑스.이탈리아등 유럽을 순방하며 군사외교를 펼치고 있다.
외견상 자신들의 일상적 임무에 충실하며 평온한 모습이다.그러나 내면은 그렇지 못하다.
장교 무장탈영사건과 그 속에 담긴 속칭 소대장 길들이기의 하극상(下剋上),사병의 장교사살사건등 유례없는 軍기강문란사태로 곤욕을 겪는 가운데 金총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수사의 대상이 되어 있다.
게다가 하나회 장성인 오형근(吳亨根)소장 발언파문으로 24일새벽에는 부랴부랴 긴급비상대책회의까지 소집했다.
군개혁위원회 구성으로 2차 군개혁에 착수하는등 군기사고의 얼룩씻기를 한창 벌이는 중에 하나회 장성의「군수뇌책임론」이란 난데없는 흙탕물이 튀어 이래저래 난감해진 것이다.
군 일각에서는 吳소장의 발언이 군의 단순한 자기반성차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판단하는 눈치다.
노재봉(盧在鳳.민자.전국구의원).강영훈(姜英勳.적십자사총재)두 전직총리와 허화평(許和平.민자.포항)의원의 현정부 비판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시점에 불거져 나온 것이라 같은 맥락이 아닌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소한 숨통이 조여진 하나회의 반격 신호탄일 수 있다고 보고경위와 의도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러한 일련의 분위기들은 연말 개각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게 분명한 만큼 軍수뇌부로선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상황임에 틀림없다. 가뜩이나 李장관은 지난 여름 일산(一山)신도시 아파트의 유사시 방벽활용 발언 파문과 군기문란사건이 이어지면서 수차 경질 구설수에 오른 입장이다.
현재 정부의 기관장으로 몸담고 있는 金모.千모씨,정부산하단체장인 申모.李모씨,그리고 軍원로라 할수 있는 蔡모씨등이 거명되고 있다.물론 이들은 모두 군장성 출신.한때 金모씨와 前육군참모총장의 친.인척으로 알려진 申모씨가 각축전을 벌 인다는 소문까지 그럴싸하게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軍일각에선『李장관이 다소 실수는 많이 했지만 청렴함이강점이며 최근 군개혁을 위한 모든 처방을 진단하고 있다』며『평균 재임기간이 8개월에 불과한데 국방장관이 자주 바뀌어서는 안된다.다른 부처의 장관과는 달리 국방장관은 국가 안위를 책임지는 특수한 자리로 일정기간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두둔하는소리도 만만찮다.金총장의 경우는 임기만료가 내년3월로 얼마 남지 않긴 했지만 툭하면 거론되는 5.18 연루로 심기가 불편하다. 5.18 당시 20사단 61연대장으로 있었던 金총장에 대해 軍검찰은 수사방침을 굳혔다.
현재 군검찰은 金총장을 소환하거나 육군본부가 있는 계룡대(鷄龍臺)를 방문해 金총장을 수사한다는 방침이나 아직 어떤 식으로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이처럼 軍수뇌부가 뒤숭숭하니 군내부는 말할 것 없고 밖에서 보는 시각도 불안하다.
하루빨리 군수뇌부가 정상을 되찾아 국가안보의 지휘에 흔들림없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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