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이것이궁금하다>빈병회수-재생땐 제작비의 1/5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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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서울 상계동에 사는 어린이 J(13)군은 지난 20일 동네 슈퍼마켓에 A社 빈맥주병 10개를 가져갔다.빈병 10개값을 돈으로 받아 5백원짜리「제크」크래커를 사먹기 위해서였다 슈퍼마켓주인은 J군에게 빈병을 가져다준 대가로 3백원을 주었다.J군은순간 실망했다.어머니가 빈병 10개를 주면서 받으라고 한 5백원(빈병 1개당 50원)보다 「2백원」이 적었기 때문이다.
J군의 전화를 받고 어머니가 슈퍼마켓으로 향했다.왜 맥주라벨귀퉁이에 쓰여있는 「50원 환불」대로 돈을 주지 않는냐고 슈퍼마켓 주인에게 따졌다.주인은 빈병 1개에 50원을 줘야하나 그렇게 할 수 없는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소매 상은 도매상에빈병회수보증금조로 한 병에 50원을 미리 선납(先納)하고 맥주를 구입하는데 판매한 맥주수만큼 빈병이 회수되지 않아 50원을주면 밑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맥주 한상자(20개들이)를 구입할 때 소매상은 빈병회수 보증금으로 1천원을 도매상에 미리 맡기는 데 맥주 한상자에 평균 7병이 회수되지 않으므로 빈병회수 보증금 1천원중 3백50원은 전혀 돌려받지 못한다고 한다.그런데 소매상은 도매상을 통해 주류업체가 주는 회수비용보조금 80원(한병당 4원)을 받고 있으니까 빈병회수와 관련해 맥주 한 상자당 2백70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그러면 주류업체가 빈병회수를 통해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A社가 새 맥주병을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한병당 1백24원.반면 병을 재활용(평균 10회)하면 회수비용.세척비등을 합쳐 25원40전 밖에 들지 않는다.빈병을 회수,맥주를 생산하면한병에 98.6원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또 소비자들은 그만큼 맥주를 싸게 사먹을 수 있게 된다.A社는 빈병회수를 통해 월평균 35억6천여만원(3천6백20만병),연간 약 4백27억원의 비용을 줄이고 있고 5백㎖짜리 맥주를 연간 7억병 생산,판매하는 B사의 경우 연간 약 6백9 0억원의 엄청난 돈을 절약하고 있다.일반소주(3백60㎖)는 병을 새로 만드는데 80원이들지만 재사용(평균5회)하면 16원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A사는소주병을 회수,사용해 연간 6백20억8천여만원(9억7천만병)의비용절감 효과를 얻 고 있다.
〈徐璋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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