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3편 내년 설대목 노린다-도둑과 시인,손톱,테러리스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연말 외국흥행작들과 대결을 피하려는 한국영화들이 내년 설날대목쪽으로 타깃을 돌리고 있다.완성됐거나 촬영을 마쳐가는 한국영화들은 대략 10여편(비디오영화 제외)에 이르지만 11월 이후개봉한 영화는 『해적』과 『그리움엔 이유가 없다 』 단 두편이다.당분간 한국영화 개봉기피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5대 직배사 영화들을 비롯한 외국 흥행위주작들이 12월초.중순께에 무더기로 개봉시기를 잡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힘겨운 경쟁을 피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또한 그동안 한국영화들이막바지 촬영이나 후반기작업을 개봉시기에 쫓겨 졸속으로 진행한 것에서 탈피,보다 여유있게 마무리 지으려는 생각이 영화제작현장에 퍼져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이런 영화들의 대표적 예가 석래명프로덕션의 『도둑과 시인(감독 진유영)』,성연엔터테인먼트의 『손톱(감독 김성홍)』,선익필름의 『테러리스트(감독 김영빈)』등이다.가벼운 터치의 코미디영화를 주창하는 『도둑과 시인』은 벌써 시나리오부터 엄청난 물량의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는 평이다.그도 그럴 것이 70,80년대 고교얄개 영화들로 밝은 웃음을주었던 석래명감독이 제작자로 나서고 그의 영화에서 배우를 했던진유영감독이 연출을 맡아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이 영화는 현재 30%의 촬영진척을 보이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고 내년초까지촬영을 끌고가 설날에 여유있게 선뵌다는 계획.18일 촬영을 마친 『손톱』은 원래 연말대목을 노렸으나 외화의 틈바구니에서 자칫 한국영화라는 선입견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설날로 아예개봉시기를 잡고 있다.한국적 스릴러물의 모범을 보이겠다는 김성홍감독은 『원래 가장 재미있는 장르가 스릴러인데, 그동안 관객들이 한국스릴러물을 제대로 본 적이 없어 개봉전에 여기에 대한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테러리스트』는 고민에 빠져 있다.최근 한국액션영화『해적』이공윤에 의해 무더기로 커트당하는 일을 당한 직후라 역시 한국적액션의 진국을 보이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김영빈감독은 시나리오의 일부 수정을 비롯,화 면을 세련화시킴으로써 공연의 가위질을 피해간다는 「시간끌기」작전을 세우고 있다. 〈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