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나무이용 B형간염 치료-서울大 천연물硏등 新藥개발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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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사람의 몸속에는 질병퇴치를 위한 면역체계가 있는 것처럼 식물에도 외부 세균이나 병충의 침입에 대응하는 방어물질이 있다.
동물의 면역체계보다 더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이런 성분들을 이용,신약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92년부터 선도기술개발사업(G7프로젝트)의 한 분야로 「신동의약(新東醫藥)개발사업」이 선정돼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소장 張日武)를 중심으로 각 대학과 인삼연초연구소 등 16개 유관기관에서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연구가 한창이다.
현재 연구가 상당히 진척돼 동물실험을 거쳐 내년 인간에 대한임상실험단계까지 도달할 예정인 분야는 B형간염치료제.정신신경안정제.비마약성진통제 등 3종.바이러스성 B형간염 치료제분야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야산에서 자라는 식나무에서 추출된 이리도이드 글라이코사이드를 이용하려는 것.B형간염은 전세계인구의 약 5%가 감염돼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데도 아직 예방목적의 백신만이 개발돼 있을 뿐 특효약이 없어 개발이 더욱 기대되는 분야다. 정신신경안정제는 멧대추씨(酸棗仁)속에서 우수한 신경피로회복작용을 보이는 알칼로이드 성분을 추출해 연구중이다.
천연물을 이용한 연구는 「살아있는 화학공장」인 생물의 생합성과정(대사)을 거쳐 나온 2차대사물질들을 연구,상품화하려는 것으로 선진국에서는 합성화학.미생물발효.유전공학 등을 이용한 신물질 개발이 더이상 진척이 없자 이미 5~6년전부 터 이같은 연구가 진행돼 왔으며 향후 21세기의 제약계는 천연 추출물질들이 주도할 전망이다.
〈朱宰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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