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세계화구상을 보는 與시각-國政운영 새방식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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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세계화구상에 대해 여권(與圈)은 국정운영 기조의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민자당 강인섭(姜仁燮.전국구)의원은『미래지향적 정치를 표방한선언적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국정운영 스타일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 것』(姜三載기조실장.마산 회원)이라는 게 민자당의 대체적 전망이다.이들 두 사람은 대통령 측근그룹 인 민주계다.
같은 민주계인 강신옥(姜信玉.전국구)의원은 『「큰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강인섭의원은『金대통령은 국내정치에 깊이 관여 안하고 초연한 입장에서 통일.안보.국제문제쪽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보았다.
익명을 부탁한 민주계 당직자는『사건이 터질 때마다 金대통령이직접 나서 챙기는 스타일이 일시적으로는 열심히 일한다는 인상을주지만 결국 통치권에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것에 대한 자성(自省)이 깔려 있다』고 했다.
따라서 내각의 재량권이 더 확대되고 민자당 운영은 김종필(金鍾泌)대표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회공전을 야기한「12.12문제」도『세계화구상의 틀에서 접근될 것』(李仁濟.안양 만안)으로 보고 있다.金대통령과 이기택(李基澤)대표간의 영수회담을 추진중인 여권의 한 관계자는『회담이 열린다면 金대통령은 12.12문제에 관한 李대표 의 고뇌를평가한 뒤 국정동반자로서 세계화를 위해 함께 나가자고 설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자당은 金대통령의 구상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행정규제 완화문제 등과 세계무역기구(WTO)가입안 비준의 논리를 더욱 다듬고 있다.민주계 핵심인 김덕룡(金德龍.서울 서초을)의원은 세계화를 위한 제도적 개혁으로「행정부의 군살빼 기」를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金대통령의「세계화구상」에 대한 궁금증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로 예상되는 청와대.내각.민자당의 인사개편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에 쏠려 있다.
인사의 등용에도『이런 구상이 적용될 것』(金奉祚.장승포-거제)이라는 게 민주계의 공통적 견해다.민주계 원로인 김명윤(金命潤)평통수석부의장은 『金대통령은 민주계.민정계를 따지지 않고 적재적소의 인재를 쓸 것』이라고 했다.
인사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이런 전망에는 지난번 최병렬(崔秉烈)서울시장의 발탁이 예로 들어진다.5,6共 구(舊)여권출신인사의 「선택적 포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다.이는 인사.국정관리에 있어 민주계 독주체제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정계의 핵심인 김윤환(金潤煥.군위-선산)의원은 국정난맥의 해법으로 폭넓은 인사를 강조해 왔으며,이춘구(李春九.제천시)국회부의장도 같은 생각을 제기해 왔다.
민자당주변에는 따라서 차기 청와대비서실장의 경우 『영어도 잘하고 경제도 잘 아는 사람을 金대통령이 선호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며 이를 세계화구상과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朴普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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