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남북경협 활성화대비 신발업 투자파트너 물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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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정부가 소규모.경공업 우선의 대북투자방침을 발표한 이래 대기업들의 신발업 신규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또 그동안 신발설비를 지속적으로 줄여 온 중견신발업체들도 다시 새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미 해외에 이전한 설비를 북한으로 옮기는 문제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특히 대기업들은 북한진출이 허용될 경우 고유상표의 신발을 생산,국내외에 판매할 계획이어서 침체된 신발경기 회복에 활력소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럭키금성상사등 북한 진출이 우선시되는 종합상사들이 최근 북한에 공동투자할 신발업체를 모집하고있다. 신발업 경험이 거의 없는 이들 회사는 북한에 신발공장을지어 국내 고유상표의 각종 신발을 생산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국제적인 명성의 고유브랜드를 가진 중견신발업체들을 물색중이다.
북한 남포공단에 신발공장 설립계획을 세운 대우는 이미 김우중(金宇中)회장이 북한에 다녀온 지난 92년부터 국제상사.화승등신발업체들과 공동진출방안을 타진해 왔었다.
대우는 남포공단 2단계사업으로 신발공장을 설립하면 프로스펙스.르까프등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브랜드의 신발을 생산,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대우그룹의 세계각처 판매망을 통해 수출할 것으로 신발업계에 알려져 있다.최근 대북공동투자를 위한 중소협력업체 모집에 나섰던 럭키금성상사도 자체의 새 브랜드로 세계 신발시장에 파고 들기는 어렵다는 분석아래 유명브랜드를 확보한 기존 신발업체와 공동진출을 시도하기로 했다.
럭키금성상사에 북한공동진출 의사를 밝혀 온 3백60여 중소기업중에는 10여개의 중소신발업체가 포함돼 협력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신발업계 관계자는 『럭키금성상사는 자체자금으로 공장을 짓고 협력신발업체의 브랜드와 신발제조 노하우를 빌려 신발을 생산.판매한 뒤 수익금을 분배하는 계획을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쌍용.㈜선경.코오롱상사등 신발생산 경험이 있는 상사들은 중소신발업체들의 브랜드를 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북한에서 신발공장을 세워 국내외 판매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국제적 지명도를 지닌 「액티브」브랜드를 가진 코오롱상사의 경우 북한투자에 안정적인 분위기가 마련되면 북한에 액티브제품의 일괄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다.고가품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중저가품은 북한에서 생산하는등 생산체제를 2원화해 오는 2000년에는 액티브 브랜드의 수출규모를 2억달러 이상으로 늘려 세계 10대 브랜드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신발업체인 국제상사도 이번 남북경협 활성화정책을 계기로 그동안 계속 줄여 온 신발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당초 베트남에 세울 계획이었던 신발공장을 북한에 세우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장기적으로는 부산공장 라인 도 북한으로옮길 생각이다.
〈林峯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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