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관기자의원포인트헬스] 몸매 만들기 결정판 ‘복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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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군대에 맞선 스파르타 정예부대의 사투를 그린 영화 ‘300’. 하지만 영화의 줄거리보다 스파르타 군인들의 배에 새겨진 왕(王)자에 눈길을 준 시청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른바 단단한 복근이다.

 복근의 王자는 세로무늬 복직근, 가로의 복횡근, 빗살 모양의 외복사근과 내복사근의 종합 작품이다. 조물주는 왜 이렇게 많은 근육을 배에 얼기설기 붙여 놓았을까.

 첫째, 복근은 내장을 담는 바구니다. 만일 우리의 배가 단일 막으로 돼 있다면 걷거나 뛸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배 속 장기들이 제멋대로 출렁거리면서 물풍선처럼 아래로 처질 것이다. 복근의 발달은 이렇게 사람이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실제 네발짐승들의 복근은 단순한 해먹 같은 구조다.

 둘째, 복근은 내부 장기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은 상대방과 싸울 때 정면이 노출된다. 안면 다음으로 가장 취약한 부위가 바로 넓은 면적을 차지한 배다. 복부의 근육이 적의 가격을 눈치 채는 순간 움츠러들며 단단하게 갑옷 역할을 하는 것이다.

 셋째, 복근은 척추를 보호한다. 복근과 척추는 상관이 없는 듯 보이지만 실은 척추를 반듯이 세우는 중요한 근육 중 하나다. 돛은 양쪽에서 밧줄을 당겨야 똑바로 선다. 마찬가지로 등 쪽의 기립근과 배 쪽의 복근이 서로 조화롭게 당겨줘야 척추가 단단하게 곧추설 수 있다. 예컨대 복근이 약하면 척추의 S라인이 가팔라져 허리를 과긴장시키고, 복근이 기립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하면 어깨가 처지면서 척추의 커브가 소실돼 역시 허리에 부담을 준다.

 넷째, 복근은 힘의 원천이면서 여성과 남성이 선망하는 몸매의 결정판이다. 들어 올리고, 던지고, 가격하는 모든 행위의 시작이 복근에서 시작되고, 힘의 강도가 정해진다. 단단한 배는 이렇게 파워와 건강의 상징인 것이다.

 복근은 누구나 있다. 복부비만인 사람도 지방을 걷어내면 복근이 나타난다. 하지만 복근 운동을 별도로 하지 않으면 근섬유가 가늘어 볼륨부터 차이가 있다.

 복근이 약하면 우선 자세가 흐트러진다. 배 속에 있는 내장이 밑으로 처지면서 아랫배가 볼록 나온다. 불시에 복부를 향해 주먹이 날아올 때 쉽게 장기가 손상될 수도 있다. 보기 좋은 복근이 건강에도 훌륭한 기능을 하는 것이다.

 복근 운동은 한두 가지 동작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복근의 종류에 따라 위치와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이 윗몸 일으키기인 싯업. 주로 배 위쪽 복직근과 외복사근이 발달된다. 다리를 들어올리는 레그 레이즈는 아랫쪽 복직근을 강화시킨다. 여기에 철봉에 매달려 무릎을 들어올리는 행잉 레그 레이즈, 한쪽만 아령을 들고 아령 쪽으로 몸을 옆으로 기울게 하는 사이드 밴드, 골반을 좌우로 돌리는 트위스트 등을 추가한다.

 정확한 자세가 중요하므로 인터넷에 소개된 동작을 잘 익혀보자.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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