兩金협력 손내민 DJ-亞太재단YS초청장에 담긴뜻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 간의양김(兩金)회동이 이뤄질까.
亞太평화재단이 17일중 김영삼대통령에게 오는 30일부터 열리는「아시아 태평양 민주지도자회의」의 공식 초청장을 보낼 예정이어서 양金 회동의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두사람은 金이사장이 92년말 정계은퇴 선언을 한뒤 어떤 자리에서도 마주 친 적이 없다. 특히 청와대측이 지난 8월 회의 참석에 1차로 부정적 의사를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초청장을 보낸다는 점에서 의외로 보인다.당시 박관용(朴寬用)대통령비서실장은 정동채(鄭東采)재단비서실장으로부터 구두 초청의사를 전달받고『그때는 대통령의 일정이 대단히 바쁘다』며 완곡한 거절의 뜻을 밝혔다.그런 전례에도 불구하고 金이사장은 16일 측근을 불러 공식 초청장을 전달토록 지시했다.당연히 이런저런 정치적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물론 재단측은 일체의 정치적 해석을 거부하고 있다.재단 관계자는 17일 『세계 각국의 민주지도자들이 모이는 자리에 과거 민주화 투쟁을 함께한 동지로서 金대통령을 초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재단측은 행여 정치적 의미가 부각될 경우 金대통령에게 쓸데없는 부담감을 줄 것도 우려하는 모습이다.
金이사장의 초청장 전달 지시는 그가 최근 몇개월간 구여권(舊與圈)인사들을 끊임없이 만난 끝에 나온 것이다.그는 10월에만도 박정희(朴正熙)前대통령 추도위 고문직을 수락하고,박태준(朴泰俊)前민자당 최고위원의 모친상에 대리인을 보내 조의를 표시했다.또 박철언(朴哲彦)前의원을 불러 그의 옥고를 다독거렸다.
정부에 대한 직접 공격은 자제하고 있었지만 양金의 관계는 지난 5월 金이사장의 방미(訪美)이후 결코 우호적이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金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金이사장의 심중 변화가 아닌지 해석되고 있다.두 사람 간에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있었다면 이제 그 경쟁을 청산하고 협력으로 들어가자는 의사의 타진일수 있다는 것이다.민주당내에는 또 이 번 초청장 전달이 金이사장이 金대통령에게 보내는 마지막 화해의 메시지라는분석도 있다.金이사장이 집권 중반을 맞는 金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마지막 손을 내민다는 것이다.
우리 정치구조에서 변함없는 두 상수(常數)가 재결합하는 신호탄인지 정가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朴承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